“순정축협 ‘신발 조합장’ 사태, 농협중앙회는 뭐 하고 있나”

신발로 때리고 상갓집서 때리고 … 직원 상습 폭행한 조합장

전협노, 조합장 자진사퇴 및 농협중앙회 제재 촉구 기자회견

  • 입력 2023.10.22 18:00
  • 수정 2023.10.22 19:34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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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중앙 및 각 지역 간부들이 지난 18일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 모여 순정축협 사태의 정상적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중앙 및 각 지역 간부들이 지난 18일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 모여 순정축협 사태의 정상적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위원장 민경신, 전협노)은 지난 18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논란이 된 순정축협(전북 순창) 조합장 폭행 사태의 ‘상식적 해결’을 촉구했다. 폭행 당사자가 자리를 보전한 채 자기 자신의 해임안을 다루는 조합 총회에 의장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순정축협 조합장 A씨는 최근 △신발을 벗어들고 직원을 폭행하며 사표를 종용한 행위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상갓집에서 직원을 폭행하고 소주병으로 위협을 가한 행위로 인해 사회적 공분을 자아냈다. 형사입건과 더불어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이 진행 중이긴 하지만, 조합이나 농협중앙회의 자체 제재가 이뤄지지 않아 지금도 조합장직을 유지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위해 상경한 김대선 전협노 호남본부장은 사건의 구체적 정황을 전했다. 폭행은 영상으로 공개된 10분이 아니라 1시간 가까이 지속됐으며 △당선 회식에서 축하주를 따라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괴롭히거나 △회의 때 자기 의견에 반하는 직원을 끌고 나와 신발을 벗어던지는 등 평소에도 부당행위가 심각했다는 주장이다.

그는 “여태 피해자에게 일언반구 사과도 않은 채, 조합원들을 찾아다니며 본인 해임안에 대한 반론을 피력하고 있다. 본인의 해임안을 본인이 의장으로 올려놓은 상태인데, 공정성에도 굉장히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라고 개탄했다.

전협노는 특히 회원조합 제재에 손을 놓고 있는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조감위)에도 강한 불만을 표했다. 민경신 전협노 위원장은 “순정축협만의 문제가 아니다. 농협중앙회는 회장·조합장이사들을 정점으로 한 인사권에 부패가 얽혀 있다. 인사권에 줄서기 하는 수많은 이들이 있다. 조감위 또한 조합장들이 뽑으니 제 목에 방울을 달 수 없는 것”이라며 “매번 ‘수사 중인 사안이라 개입할 수 없다’고만 하는데, 미리 개입해 즉시 조치를 취해야 옳다”고 비판했다.

이기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순정축협뿐 아니라 곳곳에 이런 문제가 얼마나 많을까. 농협중앙회 조감위의 대응을 보면 능히 그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 범죄가 아닌데도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으니 현장에선 ‘내 맘대로 해도 되겠구나’ 생각하는 것”이라며 “조감위가 미미하게 대응할 일이 아니다. 엄중히 처벌해야 중앙회와 조합장들의 권위가 살고 농협이 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대영 전협노 순정축협지회장은 “순정축협 직원들은 모두 ‘멘붕’이 와서 근무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사태 해결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전협노 조합원들은 △직원 폭행, 상습적 갑질 조합장 사퇴하라 △노조 가입했다고 직원 폭행, 부당노동행위 조합장 사퇴하라 △조감위는 비위 조합장의 총회 의장직 직무를 정지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사흘 뒤인 21일에도 전북 정읍 소재 순정축협 한우명품관에서 규탄집회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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