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감·불안감, ‘치유농업’이 씻어낸다

농진청 치유농업 프로그램

정신건강 개선 효과 증명

  • 입력 2023.05.01 00: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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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촌진흥청 ‘마음챙김 기반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 대학생들이 텃밭 작업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 ‘마음챙김 기반 치유농업 프로그램’ 참여 대학생들이 텃밭 작업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진흥청(청장 조재호, 농진청)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텃밭 정원 중심의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농업활동이 정신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행 연구결과들에 의하면 초기 성인기 단계에 있는 대학생들은 학교적응·대인관계·취업준비 과정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 수업으로 이전보다 우울의 정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농진청은 스트레스 고위험군 대학생을 대상으로 ‘마음챙김’ 기반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마음챙김은 신체감각에 집중해 자신의 상태를 인식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주도적으로 조절하게 하는 명상 기법이다. 즉, 마음챙김 기반 치유농업은 학생들 스스로 작물을 가꾸고 수확하며 감각기관을 자극받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고, 스트레스 조절 능력을 높이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주 2회, 3시간씩 총 12회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참여 대학생들의 스트레스 점수는 종전보다 48.9% 줄었고 ‘우울’과 ‘불안’도 각각 56.8%, 36.4% 줄어들었다. 반면, 자기 능력에 대한 기대와 신념을 의미하는 ‘자기효능감’은 11.5% 향상했다.

학생들은 연구진과의 심층면접에서 직접 씨를 뿌리고 수확하며 뿌듯함을 느꼈고, 식물을 돌보는 과정에서 자존감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또한 흙을 만지고 식물과 접촉하는 경험이 ‘지금, 여기’에 온전히 집중하게 만들었고, 식물과 공생하는 삶도 배우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정신건강 영역의 인지행동치료·집단상담뿐 아니라, 농업환경에서 경험한 신체적·정신적 활동이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객관적으로 거듭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농진청은 이번 프로그램을 보건복지부 정책으로 제안했으며 올해 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한 정신건강 증진사업, 치유농장을 연계한 치유농업 시범사업을 추진한 뒤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김광진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장은 “과도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된 청년들이 자연과 소통함으로써 위로와 위안을 받고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숙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협업해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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