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깜이 선거만 세 번째 … 더 커진 ‘농협개혁’ 갈망

  • 입력 2023.02.03 13:22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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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농협중앙회의 슬로건 ‘함께하는 100년 농협’ 문구가 새겨진 농협중앙회 본관 앞 광장.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농토피아’를 구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주최로 ‘고금리 고물가에 고통받는 농민 외면하는 농협중앙회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는 내내 농협 본관 정문은 철문까지 내린 채 굳게 닫혀 있었다. 한승호 기자
농협중앙회의 슬로건 ‘함께하는 100년 농협’ 문구가 새겨진 농협중앙회 본관 앞 광장. 농업이 대우받고 농촌이 희망이며 농업인이 존경받는 ‘농토피아’를 구현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16일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주최로 ‘고금리 고물가에 고통받는 농민 외면하는 농협중앙회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는 내내 농협 본관 정문은 철문까지 내린 채 굳게 닫혀 있었다. 한승호 기자

 

제3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를 약 7개월여 앞뒀던 지난해 8월 <한국농정> 1005호 1면 커버스토리의 제목은 “‘깜깜이’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또 ‘못 본 체’하나”였다. 위탁선거법을 근간으로 두 번의 선거를 치르는 동안 수없이 많은 문제가 드러났음에도 이를 못 본 체하는 정부와 국회를 비판하는 한편, 선거전 마지막으로 열릴 정기국회를 앞두고 관심과 성의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한편 조합원들에겐 또다시 똑같은 형태로 진행될 선거에 대해 주의를 당부하기도 했다.

예상대로 국회는 지난해 위탁선거법 관련 논의를 사실상 전혀 진행하지 않았다. 여기에 난데없이 터진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의 ‘셀프연임’ 시도는 국회가 농협중앙회와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철저하게 드러냈다.

이 시도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있는 ‘단 한 줌’의 국회의원 가운데 한 명인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같은 당 동료 국회의원들마저 자신에게 접촉해 참여를 권유하는 상황을 두고 농협중앙회를 빗대 ‘괴물’, ‘문어발’ 같은 표현까지 써 가며 국회의 현실을 개탄했다. 문재인정부에서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를 맡아 농협개혁을 시도했던 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은 ‘우리의 농협개혁 운동이 오히려 그들에게 개악의 빌미를 제공한 것이 아니었을까’하고 자책하기까지 했다.

<한국농정>은 지난달 31일 농협개혁을 갈망하는 농민과 노동자, 전문가들이 신 의원 등의 도움을 받아 연 ‘제3회 동시조합장선거 공정·정책선거를 위한 농협개혁과제 토론회’를 주관했다. 위탁선거법 개정 없이 또다시 치러질 선거가 불과 한 달 남짓 남은 상황에서, 농협개혁을 중심으로 한 ‘정책’ 선거를 후보자들에게 재차 권유하기 위함이었다.

‘공정’ 선거의 제도적 보장은 또다시 실패했으나 이들은 오늘도 징검다리를 놓는다. 진작 포기했어도 이상할 것이 없을 정도로 진전없는 현실에 탄식은 그 여느 때보다도 길었지만,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농협개혁이 우리 농업과 농촌을 살릴 가장 중요한 과제임을 믿고 앞으로도 운동을 계속할 것이라는 의지 또한 토론 곳곳에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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