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생산비에 전기료 인상까지 얹나

  • 입력 2022.11.13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확기를 맞은 농민들이 홀가분함보다 부담감에 짓눌리고 있다. 올라가는 생산비의 무게가 버겁기 때문이다.

올해 비료값은 3배, 기름값은 2배, 전기요금은 가정용과 산업용 모두 3~5배로 급등했다. 전기요금만 따져보면 4월과 10월에 kWh당 일률적으로 12.3원 인상된 것이다. 그런데 전기요금 인상률도 차이가 크다. 일반용과 산업용 전기요금는 각각 12%, 16% 오른 반면 농사용갑 전기요금는 무려 74% 급등, 농사용을 전기요금도 36%나 인상됐다. 농업용 전기요금 인상률이 일반용·산업용에 비해 최소 3배에서 최대 5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겨울농사를 앞두고 있는 농촌에서 전기 온풍기를 사용하거나 수막재배, 열선 설치 등으로 육묘를 하는 농가는 전기요금 폭탄을 맞게 될 처지에 놓였다.

농업생산비 중 한 가지만 올라가도 농사의 품목과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생산비 중 가장 먼저 오르기 시작했던 것이 인건비였고, 농민들은 손이 많이 가는 농사를 줄이거나 그 품목의 농사를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그 대표적 농사가 잎채소 농사이고 이는 생산량 감소로 이어질 뿐 아니라 덩달아 소비자가격까지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

4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전기요금 인상은 올겨울 농사에 직격탄이 된다. 이런 조건에서 가온을 하는 농사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인지 깊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최근 충청남도가 여성농민 행복바우처 예산 58억원을 줄여서까지 무리하게 스마트팜에 지원을 한다고 한다. 올겨울 기름값에 일조량을 보충하고 가온을 하기 위한 전기요금이 숨 막히게 오르는 상황에 더 많은 비용이 드는 스마트팜이 과연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금까지 농업에서는 지역의 농사 품목이 바뀌는 데 30년이 걸린다고 했다. 앞으로는 좀 더 빠르게 품목과 사람이 바뀔 것 같다. 정부가 전기 등 에너지를 많이 쓰는 농업에 집중 지원하고 육성하고 있는데 이것이 지역과 기후와 토질에 맞는 농사로 발전하고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농사방식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이런 방식도 5~10년을 주기로 또 새 방식으로 교체되고 있다.

쌀농사는 우리 민족이 시작되면서 발전을 거듭해 반만년을 함께 해왔다. 비가 많이 내리는 우리나라 기후에 맞으며 수확량도 많고, 1960년 이후로는 기계화돼 편리성도 높아졌다. 다른 품목에서 보면 제도를 쌀 만큼만 해도 좋겠다는 얘기가 나올 만큼 발전시켜 왔다. 이렇듯 농사의 품목과 재배방식은 역사와 첨단기술의 접목이 잘 어우러져야 견고하게 발전한다. 고비용이 들어가는 스마트팜과 같은 방식의 농업은 고유가·고전기요금·고인건비·고비료값 속에 순소득을 높이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

인건비가 폭등했을 때 농민들은 아침잠을 한 시간 줄이고 저녁 휴식 시간을 한 시간 줄여 극복하려 했었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나고 품목과 면적을 줄였다. 비료값과 기름값이 오르니 밭농사를 포기하거나 품목을 바꿔 콩과 옥수수를 심은 것이다. 생산비 부담이 더 커지면 또 다른 품목을 찾게 될 것이다. 이는 농산물의 품귀현상과 과잉생산이라는 결과로 돌아온다. 더 늦기 전에 안정적인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생산비 대책이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