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여성농민들 “충남도, 여성농업인 바우처 폐지 계획 철회해야”

충남도, 여성농업인 바우처 사업 폐지 방침
여성농민들, 바우처 폐지 저지 대책위 꾸려
지난 7일 충남도청 앞서 기자회견 열고 규탄

  • 입력 2022.11.08 11:27
  • 수정 2022.11.10 15:31
  • 기자명 김태형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김태형 기자]

지난 7일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폐지 저지 충남대책위는 충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예산을 전액 삭감한 충남도를 규탄했다.
지난 7일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폐지 저지 충남대책위는 충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예산을 전액 삭감한 충남도를 규탄했다.

충청남도(지사 김태흠)가 여성농업인에 연 20만원을 지원하는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지원 사업을 폐지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충남 지역 여성농민단체들로 구성된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폐지 저지 충남대책위'는 사업 폐지 저지를 위해 오는 25일까지 충남도민 5만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7일에는 충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예산을 전액 삭감한 충남도를 규탄했다.

충남도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지원사업은 문화적 여건이 열악한 농어촌 지역 여성농업인의 복지 증진과 문화생활 기회 확대를 위해 영농에 종사하는 만 20세 이상 65세 미만의 여성농어업인을 대상으로 지난 2017년 처음 시행됐다. 지원금액은 1인당 연간 15만원(자부담 3만원)이었다.

충남도는 여성농어업인들의 높은 만족도를 고려해 사업을 확대해 왔다. 지난 2019년 지원금액을 20만원으로 높이고, 2020년에는 대상연령을 만 75세 미만으로 확대했다. 지난해부터는 자부담도 없앴다.

6년째 이어져 온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사업을 폐지하려는 충남도의 계획은 지난 7월 취임한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27일 충남도의회 제340회 임시회 3차 본회의 회의록을 보면 김민수 충남도의원(더불어민주당)의 여성농어업인 바우처 관련 도정질문에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중복되는 예산을 줄이기 위해) 여성농업인 바우처 20만원씩 주는 부분은 저는 이번에 폐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사업은 만족도 조사에서 만족 이상이 86.6%에 이르는 충남여성 농민들의 지지와 정책호응도가 아주 높은 사업"이라며 "충청남도 제5차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에 근거해 추진하는 지속사업을 자치단체장이 바뀌었다고 사업의 직접적인 대상자의 의견 수렴 없이 폐지가 가능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서짐미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충남도연합(준) 준비위원장은 "아직도 직업적 지위와 사회적 지위가 온전하지 않은 여성농민들에게 월 20만원도 아니고 연 20만원 행복 바우처를 뺏겠다는 계획은 그야말로 폭력 그 자체"라며 "여성 농민들이 힘없고, 약하다고 판단한 것 같은데, 그것이 오판이라는 것을 이번 저지투쟁에서 보여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 발언에 나선 장동진 예산군농민회장은 "파종에서부터 수확까지 여성농민의 손길이 닿지 않은 일은 없다. 농사뿐 아니라 농촌에서 여성농민의 손이 필요한 곳이 한두곳이 아니다"라며 "우리나라에서 농민들의 처지는 매우 열악하지만, 그중에서도 여성농민들의 처지는 더 열악하다.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가 폐지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

남상훈 충남도 농업정책과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충남도의 입장을 밝혀달라는 신지연 전여농 충남도연합 사무처장의 요구에 "농업이 지속가능한 산업으로 발전하려면 구체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충남도의 입장"이라며 이를 위해 (삭감된 예산은) 스마트팜 등 청년농업인 지원 사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바우처 사업을 폐지하는 대신 농민수당 지급액을 가구당 연 80만원에서 1인 가구는 80만원, 2인 가구 이상은 1인당 45만원씩으로 확대하고, 여성농업인 편의장비 지원 사업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신지연 사무처장은 "'농민수당'과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는 상위 법령도 다르고 각기 목적도 다르다"며 "농민수당을 받으니 행복 바우처를 없앤다는 말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지난 7일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폐지 저지 충남대책위’는 충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도에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사업 폐지 계획 철회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날 요구안을 전달받은 남상훈 충남도 농업정책과장이 여성농민들에게 충남도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지난 7일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폐지 저지 충남대책위’는 충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도에 여성농업인 행복 바우처 사업 폐지 계획 철회 요구안을 전달했다. 이날 요구안을 전달받은 남상훈 충남도 농업정책과장이 여성농민들에게 충남도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