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맹이 없는 쌀값 대책” 전남 농민 맹성토

전농 광전연맹, 도청 앞서 회견

“근본 문제 빠뜨린 급조 대책”

  • 입력 2022.10.02 18:00
  • 기자명 윤병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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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윤병구 기자]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지난달 26일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정부의 쌀값 대책을 규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이 지난달 26일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 정부의 쌀값 대책을 규탄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의장 이갑성)은 지난달 26일 전남도청 앞에서 정부의 쌀값 대책을 규탄하며 추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정부의 대책 발표가 농민들의 혼란을 야기하는 가운데, 대책의 실상을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이갑성 전농 광전연맹 의장은 “정부가 발표한 대책은 시장격리가 핵심이다. 쌀을 시장에서 격리하는 이유는 결국 쌀값을 해결하기 위한 건데 가격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이 전혀 없는 무조건적인 격리 발표”라고 평하며 “매년 TRQ(저율관세할당) 물량이라고 해서 40만8,700톤의 수입쌀이 들어오는 게 쌀값 하락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임에도 여기에 대한 언급이 없어 알맹이 없이 생색만 내는 발표였다”고 개탄했다.

전농 광전연맹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는 9.25 쌀값 대책에서 2022년 수확기에 구곡·신곡 총 90만톤의 나락을 격리한다고 발표했는데 본격 수확철에 앞서 대책을 발표한 점, 구곡 시장격리를 수용한 점, 신곡 격리 가격을 공공비축미 가격으로 결정한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그러나 정확한 현실 인식 없이 급조한 대책으로 농민들이 요구한 가격 안정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대책이다”라고 규탄하며 추가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1945년 정부 수립 이후 가장 악질적인 양곡정책은 시장격리곡에 대한 최저가 입찰 매입 방식이었다. 시장격리곡은 최소한 밥 한 공기 300원을 기준으로 매입해야 한다”고 지적했으며 “정부 발표는 신곡을 75만톤, 구곡을 15만톤 매입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신곡 기준으로 2021년산 매입량 72만톤과 거의 같다. 구곡은 정부의 정책 실패에 대한 책임으로 시장에서 당연히 격리해야 하며 신곡 역시 최소한 2021년산보다 50만톤 많은 120만톤은 매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역대 정권은 수매제 폐지, 변동직불제 폐지, 이제는 시장격리제 도입까지 식량안보를 자본과 국제 시장에 내던진 폭거를 자행했다. 기후위기 대응과 식량안보는 농정의 최고 가치로서 국가 정책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지금도 생산조정제를 언급하는 정부의 인식에 분노를 금할 수 없고 지금이야말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로 식량안보를 지켜야 한다”며 △수입쌀 40만8,000톤을 완전 시장에서 격리할 것 △농협 보유 2021년산 구곡 최저가 입찰 매입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9.25 쌀값 대책은 몇 가지 긍정적인 측면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는 등한시한 급조된 대책이며 문재인정부의 양곡정책 실패를 답습할 것이 분명하다”며 “농민들의 민심은 이미 칼날 끝에 서 있다. 추가 대책, 근본 대책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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