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빗장 열어놓고 적정면적이 무슨 소용”

농식품부 마늘·양파 적정면적 관리 간담회 앞서

생산자단체, 마늘·양파 정부수입 규탄 기자회견

  • 입력 2022.08.25 16:00
  • 수정 2022.08.28 19:1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전국마늘생산자협회·전국양파생산자협회 등 생산자단체들이 25일 농식품부 정문 앞에서 마늘·양파 저율관세 수입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전국양파생산자협회 등 생산자단체들이 25일 농식품부 정문 앞에서 마늘·양파 저율관세 수입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8일과 이달 11일 정부가 연달아 마늘·양파 저율관세 수입 계획을 발표하자 산지의 저항이 거세지고 있다. 전국마늘생산자협회(회장 김창수)·전국양파생산자협회(회장 남종우) 등 생산자·농협조합장 단체들은 25일 농림축산식품부 정문에서 정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은 농식품부·지자체·농협·생산자가 함께하는 ‘2023년산 마늘·양파 적정면적 관리 간담회’가 열린 날이었다. 적정면적 관리는 마늘·양파생산자협회가 출범 초기부터 농식품부와 같은 목표를 세우고 달려온 과업이었지만, 지금처럼 수입이 뚫린 상황에서라면 논의 자체가 무용하다는 게 생산자들의 입장이다.

농식품부는 4년 동안 지켜온 저율관세할당(TRQ) 미운용 원칙을 깨고 햇마늘 출하 초기부터 TRQ 운용 계획을 발표, 현재 제4차 수입권 공매가 진행 중이다. 양파 역시 TRQ 4,000톤 추진에 더해 최근 9만2,000톤의 할당관세 계획이 공개됐다. 평년대비 가격수준과 농업경영비 폭등 상황 등을 감안하면 과연 이토록 적극적으로 수입 정책을 펴야 하는가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남종우 양파협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윤석열정부는 이미 세계 7위 곡물수입국임에도 물가안정을 핑계로 모든 농산물을 관세 없이 수입하고 있다. ‘TRQ 같이 민감한 사안은 생산자단체와 논의 후 결정하겠다’고 한 장관의 약속도 헌신짝처럼 던져버렸다”고 꾸짖었다.

김창수 마늘협회장은 “적정 재배면적을 관리하더라도 기상여건에 따라 10% 안팎의 증수·감소가 일어나며 여기에 어떤 대책을 갖고 있느냐가 농정의 기본이다. 지금 정부는 생산량 +10%엔 아무 대책 없고 –10%엔 수입으로 물가를 잡는 잘못된 정책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1인당 연간 마늘 소비량이 7kg이면 kg당 500원 올라봐야 3,500원, 커피값도 안 된다. 마늘값을 잡아 물가를 안정시킨다는 게 애초에 말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농민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시기에 윤석열정부는 농업 홀대로 세계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다. TRQ로 농산물을 수입해 가격을 폭락시키는 것도 모자라 이젠 추석 물가안정을 위해 무관세로 농산물을 수입하겠다고 한다”며 “계속해서 수입농산물로 물가안정을 꾀하려 한다면 전국의 마늘·양파 농민들의 엄청난 저항을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농민들은 홍익대 세종캠퍼스에서 열린 마늘·양파 적정면적 관리 간담회에 참석했다. TRQ 운용의 근거를 따져묻는 농민들과 농식품부 관계자 사이에 회의 초반 심한 언쟁이 발생했으며, 겨우 속행된 간담회는 지역별 적정 재배면적에 다양한 이견이 제기된 가운데 원론적인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