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성 광고, 근본 대책 세워라

  • 입력 2022.08.07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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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홍성군에서 홍산마늘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 송출한 영상이 농민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홍산마늘 영상이 노골적인 성적 표현을 담았기 때문이다. 일반적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민망해서 볼 수 없는 수준인 영상을 군의 예산으로 제작해 배포했다는 것도 실망스럽다. 거창하게 성평등 의식을 논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보면 불쾌감을 느낄만한 저질 영상이다. 결국 지역농산물을 홍보한다고 비용을 들여 제작한 영상이 되레 지역농산물에 먹칠하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이 영상은 홍성군청의 예산으로 지난 2020년 12월에 제작됐고 유튜브 홍성군 공식 채널에 올라와서 1년 7개월이나 게시돼 있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지난 7월부터는 서울과 대전 버스터미널 등의 전광판에 5분마다 송출됐다고 한다. 이런 저급한 영상이 지역농산물을 홍보한다는 이름으로 유튜브에 그리고 버스터미널 광고 전광판에 장기간 송출됐으나 행정·유관기관 어디에서도 지적하지 않았다. 정상적인 국가에서 이러한 일이 버젓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우선 홍성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아울러 정부와 해당 광고를 송출한 지자체에도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영상이 장기간 송출된 것은 그만큼 문제의식이 없다는 뜻이며 이는 곧 우리 행정의 수준이라고 판단해야 한다.

이 영상은 지난달 28일 한 여성농민의 제보로 실체가 드러났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충남도연합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은 지난 1일 ‘홍성군의 선정적이고 부적절한 농산물 홍보 영상 규탄 및 사과 요구 성명서’를 발표해 “지역주민에 성평등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지자체가 군민의 혈세를 들여 선정적이고 부적절한 농산물 영상을 만들어 홍보에 나섰다는 건 홍성군의 저급한 성평등의식을 여실히 보여준다”라고 맹비난했고 “남성과 여성을 성적 대상화 하고 농민들이 애써 생산한 농산물까지 성적 대상화한 홍성군은 즉각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농민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한 이후 신문 방송에 비판적으로 보도되기 시작했다. 결국 홍성군은 뒤늦게 문제의 영상을 내리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다. 홍산마늘을 홍보한다는 영상이 홍산마늘과 홍성군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이에 홍성군은 이 영상의 제작과 유튜브 송출, 전광판 송출 등의 과정에 관여한 인사를 모두 찾아 엄중한 징계를 해야 한다. 홍성군수도 즉시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구체적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아울러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더 없는지 공공기관이 제작한 영상물을 전수 조사할 것을 촉구한다. 또한 지자체 광고 제작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마련하고, 점검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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