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홍성군(군수 이용록)이 관내 홍산마늘 홍보 목적으로 배포·송출한 영상이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농산물 홍보 목적의 영상이지만 지나치게 노골적인 성적표현을 담고 있어서다. 해당 영상은 2020년 12월 제작된 이후 유튜브 홍성군 공식 채널에 업로드돼 약 1년 7개월 동안 상당한 조회수를 올린 것으로 확인되며, 최근 전광판 영상 송출로 논란이 커지자 홍성군은 이를 모두 삭제한 상태다.
홍성군의 홍산마늘 홍보영상은 지난달 28일 한 여성농민의 제보로 그 실체가 확인됐다.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충남도연합(회장 서짐미)과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의장 이진구)에 따르면 서울과 대전 버스터미널 등의 전광판을 통해 5분마다 송출된 해당 영상은 선정성을 넘어 보는 사람에게 불쾌감을 안길 만큼 노골적이었고,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농산물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을 줬다.
이에 전여농 충남도연합과 전농 충남도연맹은 지난 1일 ‘홍성군의 선정적이고 부적절한 농산물 홍보영상 규탄 및 사과 요구 성명서’를 배포하며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전여농 충남도연합과 전농 충남도연맹은 “지역주민에 성평등 정책을 시행해야 하는 지자체가 군민의 혈세를 들여 선정적이고 부적절한 농산물 영상을 만들어 홍보에 나섰다는 건 홍성군의 저급한 성평등 의식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남성과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농민들이 애써 생산한 농산물까지 성적 대상화한 홍성군은 즉각 이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 홍성군의 성평등 의식 개선을 앞으로도 모니터링 할 것이며 홍성군뿐만 아니라 농촌지역 내 성평등 의식 확산을 위해 계속 감시하고 노력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여농 충남도연합과 전농 충남도연맹은 △문제 영상을 모든 매체에서 삭제하고 즉각 사과할 것 △홍보영상 책임자를 징계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공포할 것 △군 공무원의 성평등 의식 제고를 위한 성인지 교육과 성폭력 예방교육을 시행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본지 확인 결과 홍성군의 홍산마늘 홍보영상은 지난달 2일부터 버스터미널 전광판을 통해 송출됐다. 하지만 최근 논란이 일자 홍성군은 지난달 29일 전광판 송출 중단과 함께 1년 7개월간 버젓이 조회수를 올린 유튜브 채널에서도 영상을 삭제했다. 홍성군 관계자에 따르면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의 후속 조치는 현재 내부 검토 중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서짐미 전여농 충남도연합 회장은 “영상을 삭제했다고 끝낼 문제가 아니다. 군에서는 노이즈마케팅이라고 하지만,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 벌어졌고 이로 인해 지역사회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라며 “오는 10일까지 군의 답변을 기다릴 계획이지만 진정 어린 사과와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 책임자 징계, 군 공무원 대상의 성인지 교육 시행 등 농민단체 요구사항이 답변서에 제대로 담겨있지 않을 경우 지속적으로 성평등 의식 제고를 위한 활동을 추진할 방침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