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도 ‘빵점’ 통계청 생산량 조사, 이대로 괜찮나

양파·마늘 생산량 조사 … 혼란만 가중

“산지·현장 흐름 깡그리 무시한 통계”

  • 입력 2022.07.24 18:00
  • 수정 2022.07.24 20:39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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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통계청(청장 한훈)의 농업통계가 불신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통계청이 해마다 발표하는 마늘·양파 재배면적, 생산량 조사 결과가 매년 현장의 상황과 동떨어진 수치로 도출돼왔기 때문이다.

그간 통계청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원장 김홍상, 농경연) 조사와도 매우 다른 결과를 내놓았을뿐더러 산지 흐름과 정반대의 생산량 수치를 발표하면서 농업계의 신뢰를 잃어갔다.

통계청의 생산량 조사는 정부가 당해 연도 농산물 수입 물량을 논의·결정하는 등 농업정책을 세우는데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가장 정확해야 할 국가 농업통계가 오히려 농촌과 시장에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보리·마늘·양파 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마늘 생산량은 지난해(30만8,532톤)보다 11.6%(3만5,773톤) 감소한 27만2,759톤이다. 농경연이 조사한 올해 마늘 생산량은 29만1,000톤으로, 약 2만톤의 격차가 벌어졌다.

지난 4월 통계청은 마늘 재배면적을 발표하면서 농경연보다 1,324ha 더 많게 조사했으나 생산량은 농경연보다 약 2만톤 적게 조사했다. 이태문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마늘 생산량이 농경연보다 적게 집계되면서 줄었다고 발표됐다. 완전 주먹구구식의 통계다. 3년 전부터 갈수록 농업통계가 안 맞아 농식품부나 자조금단체는 농경연 통계를 정책 결정의 수단으로 생각하자고 합의하고 있다. 하지만 법적으로 공식적인 게 통계청 자료이다 보니까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며 “올해 생산량을 보면 파지율이 줄어 전체 깐마늘로 공급되는 양은 작년보다 더 많다. 이런 정보들이 상인이나 농협이 유통하는 데 중요한 흐름이 되는데, 현장의 정보는 깡그리 무시된 채 통계발표가 나다보니까 화가 난다”고 전했다.

양파의 경우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생산량은 지난해(157만6,752톤)보다 24.2%(38만1,189톤) 감소한 119만5,563톤으로 조사됐다. 반면 농경연이 조사한 올해 양파 생산량은 114만3,000톤이다. 지난해 통계청은 농경연 조사치보다 20만톤이 불어난 양파 생산량을 발표하며 스스로 통계의 실패를 증명한 바 있다. 예년만큼 큰 차이는 아니지만 올해도 여전히 5만톤 이상의 격차가 발생했다.

김영진 양파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사무국장은 “어제 발표가 나자마자 전화해보니 통계청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정확하고 포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며 실제와 차이가 난다는 걸 모르더라. 농민들은 통계청 발표에 믿음이 안 간다. 발표하기 전에 한 번쯤은 산지에서 농사짓는 생산자들과 토의·협의를 거쳤으면 한다”며 “굳이 비교하면 농경연이 (통계청보다) 오차범위가 적다. 통계청은 우리나라 전반적인 통계를 다루고 있는데, 농업에 직접적인 이해도가 높은 유관기관이 맡아 통계자료를 낼 필요가 있다. 발표되는 숫자 하나하나가 국가 정책의 지표가 되고, 이는 품목별 단체나 농민들에게 굉장히 밀접한 영향을 준다. 통계의 고도화·정확도를 위해 국회 간담회를 추진 중이고 관련해서 강하게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태문 사무국장은 “정부통계는 공식적이기 때문에 정말 신중해야 하고 현장의 상황을 더 잘 반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정보나 통계방식이 정확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그 통계로 파생되는 수급효과나 책임을 무시하고 쉽게 발표해버리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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