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외치는, ‘육우를 아십니까’

  • 입력 2022.06.10 10:15
  • 수정 2022.09.14 10:14
  • 기자명 한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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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주최로 열린 ‘2022 육우데이 기념행사’에서 양준혁 육우 홍보대사(왼쪽)와 조재성 관리위원장이 육우 고기와 ‘The 좋은 우리육우, The 행복한 우리육우’ 손팻말을 들고 행사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한승호 기자

 

‘묵묵하게 소비자 곁을 지켜온 국내산 소고기 육우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고, 안전한 국내산 소고기 육우를 알리고자 하는 농가와 산업 종사자의 뜨거운 염원을 담고자 했다.’

매년 6월 9일마다 열리는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육우데이 기념행사’의 올해 초대장 모시는 글에 적힌 문구다.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다는 표현과 함께 수식어로 꾸민 ‘국내산 소고기’가 두 번이나 쓰인 이 문장은, 우리 육우 산업이 처한 딱한 현실과 이를 극복하려는 종사자들의 의지를 동시에 보여주는 지점이다.

어떤 오해와 편견을 바로잡는다는 것일까. 우선 육우는, 매대에서 이를 처음 접한 소비자가 그 가치를 정확히 인식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단 두 글자의 고유명사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한우’의 경우만 보아도 알 수 있듯, 소비자가 시장 매대에서 만난 축산물의 가치를 평가할 때 가장 먼저 염두에 두는 것은 원산지다. 축종을 불문하고 ‘국내산 ○○고기’만 붙어 있다면 기본적 가치 판단에 있어 크게 무리가 없는 게 국내 축산물 시장의 특징이다. 그런데 이는 육우에서만큼은 다른 얘기로, 가격이 더 낮은 수입산 소고기보다도 인지도·선호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다.

우리는 제도적으로 한우와 젖소(착유암소)가 아닌 국내사육 고기용 소를 육우로 통칭하며, 그 고기를 육우고기라 부르기로 정했다.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국내산 육우고기라 함은 그 대다수를 차지하는 젖소수소의 고기다. 여기까지만 해도 설명이 길어지니, 매대에 적는 ‘국내산 소고기 육우’ 정도의 표현으로는 축산업에 깊이 관심 있는 소비자가 아닌 이상 이 고기가 생산된 배경과 사육조건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 고기만의 특색과 장점은 고사하고 한우와 같은 국내산 사육환경 기준과 위생조건·등급 판정을 거쳐 매대에 오른다는 기본적 강점조차 수면 밖으로 거의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한우와 단순 비교하며 ‘2등급이 붙은 질 낮은 고기’로 인식하지만 않아도 다행이라 여겨야 할 정도로, 우리 육우 산업은 홍보와 소비 유도에 있어 태생적 약점을 안은 채 고군분투해야만 하는 처지다. 이 고비를 아직 넘지 못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다른 축산 현장들처럼, 갖가지 원인이 겹쳐 터진 최악의 사료가격 급등세를 직면하게 됐다.

육우데이를 맞아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는 2030년을 바라보며 품질강화·소비촉진을 통해 육우산업의 성장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미래비전을 선포했다. 이 자리에서 조재성 육우자조금관리위원회 관리위원장이 “2022년 육우자조금의 주요 목표는 ‘육우’라는 두 글자를 소비자의 가슴에 심어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바, 그 노력에 호응해 육우의 본질을 살피는 한편 어려움을 겪는 사육 현장의 현실도 살짝 엿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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