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전쟁 장기화, 전 세계 식량위기 부르나

  • 입력 2022.05.01 18:00
  • 기자명 김한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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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결 기자]

언제쯤 우크라이나에서 이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2019년 7월 5일 우크라이나 크라스네(Krasne) 마을 근처 들녘에서 밀 수확 작업에 나선 농민들이 콤바인으로 수확한 밀을 적재함에 쏟아내고 있다. ⓒ FAO/Anatolii Stepanov
언제쯤 우크라이나에서 이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을까. 2019년 7월 5일 우크라이나 크라스네(Krasne) 마을 근처 들녘에서 밀 수확 작업에 나선 농민들이 콤바인으로 수확한 밀을 적재함에 쏟아내고 있다. ⓒ FAO/Anatolii Stepanov

최근 유례없는 수준으로 국제곡물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1~2년 사이 코로나19와 기후위기로 인해 치솟았던 곡물값·원자재값이 지난 2월 우크라이나에 떨어진 폭격을 도화선으로 또다시 가파른 상승길에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지 두 달이 넘었다. 전쟁은 좀처럼 쉽게 끝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야망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 러시아의 침공···. 전쟁이 절대로 일어나선 안 되는 이유는 강대국들의 패권 다툼 가운데 죽어가는 사람들, 집과 고향을 떠나 난민이 된 사람들이 그저 하루하루 주어진 생을 살아가는 무고한 시민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쟁의 폐허 속 피 흘리며 쓰러져간 민간인들의 소식을 기껏해야 뉴스로 접할 뿐이다. 하루빨리 우크라이나에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도한다.

전쟁이 일어나고 있는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곡창지대라 불릴 만큼 드넓은 평원을 자랑한다. 파란색과 노란색으로 이뤄진 국기는 각각 푸른 하늘과 황금색 밀밭을 상징한다. 국기가 시사하듯 21세기에 일어난 이 안타까운 전쟁은 전 세계적인 식량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전쟁은 우크라이나 농민들에게 총을 쥐게 했고 밭이 아닌 최전방 전선으로 이끌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 세계 칼로리의 12%를 담당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두 나라는 거대한 식량 수출국이다. 양국이 수출하는 밀은 전 세계 공급량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약 50개국이 두 나라로부터 최소 30% 이상의 밀을 수입하고 있으며 이 중 26개 나라가 수입하는 밀의 절반 이상이 양국으로부터 나온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식량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몽골·아르메니아·이집트·터키·이란 등은 그야말로 치명적인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또 피해는 저소득 식량부족 국가일수록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 데이비드 비즐리(David M. Beasley) 유엔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은 전쟁이 일어나자 “우크라이나는 재앙 위에 재앙을 더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로 이런 예가 없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두 나라에 근접한 다른 나라들처럼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진 않다. 하지만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그마저도 쌀이 지탱하고 있는 우리나라 식량자급률로부터 언제든지 식량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 

지난달 곡물자급률이 20% 선조차 무너졌다는 보도가 있었다. 농민들은 오래전부터 식량주권 강화를 위한 식량자급률 제고·법제화·목표치 재설정 등을 역설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농업 정책에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농민들만이 식량위기에 따른 경각심을 갖고 있는 것일까. 전 세계를 덮친 식량 공급난에 지구가 떠들썩하지만 정작 식량을 생산하는 농민들에 대한 언급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염병과 기후재난에 이어 사료값·비료값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농민들이 농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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