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조합장 즉각 사퇴하라”

새의성농협 조합장, 여직원 성추행 및 2차 가해 논란

의성군농민회·의성군여성농민회, 규탄 기자회견 열어

  • 입력 2021.09.12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의성군농민회와 의성군여성농민회가 지난 9일 새의성농협 앞에서 ‘성추행 조합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의성군농민회 제공
의성군농민회와 의성군여성농민회가 지난 9일 새의성농협 앞에서 ‘성추행 조합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의성군농민회 제공

성추행 추문에 휩싸인 경북 새의성농협 조합장 A씨에 대한 지역사회의 눈총이 따갑다. 의성군농민회(회장 김병현)와 의성군여성농민회(회장 구학선)는 지난 9일 새의성농협 앞에서 조합장 사퇴와 합당한 사건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민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 19일 낮술을 마신 뒤 여직원 B씨에게 운전을 시켜 외딴 민가에서 성추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사건 현장은 동료직원들이 답사해보려다 무서워 돌아왔을 정도로 비포장길에 첩첩산중인 장소였다. A씨는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A씨가 과거 면장 시절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상습적으로 소속 여직원들을 추행했다는 증언이 속출하고 있다. 사건에 대해선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최초보도 이후 일주일, 지역 농민들은 조합장에게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더욱 분노하고 있다. 사건 이후 지금까지 피해자 보호는 이뤄지지 않았고, 보도 이후 A씨는 피해자들의 ‘피해자답지 않음’을 들먹이며 주위에 결백을 주장했다. 혐의가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2차 가해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새의성농협 이사진들은 물론 의성 관내 조합장협의회에서도 A씨에게 조합장직 사퇴를 권고했지만 A씨는 이를 거부했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농민들이 급기야 직접 나서 분기를 표출하기에 이르렀다.

농민들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다수의 피해자들에 대한 조합장의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강제추행’ 사건으로 한 번이 아닌 다수에게 반복적으로 이뤄진 점, 자신의 행위를 반성하지 않고 2차 가해를 자행하고 있는 점 등을 봤을 때 수사기관은 가해 조합장을 즉각 구속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농협의 특성상 직장 내 상사만 있는 게 아니라 이사·조합원 등 수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존재한다. 하루하루 지날수록 소문만 무성하고 피해자들은 또 다른 피해를 입게 된다”며 2차 가해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또한 “조합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우리는 사퇴 촉구 집회 및 천막농성 등 강력한 퇴진운동을 진행하겠다”며 사퇴를 강력히 압박했다.

구학선 의성군여성농민회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농촌의 인식이 아직까지 이렇게 부족한가 싶은 생각이 든다. 더욱이 내 손으로 뽑은 조합장이 이런 일을 저질러 나 역시 배신감이 들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다”고 분개했다.

황정미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경북도연합 정책위원장은 “조합장이 조합의 인사권자이기 때문에, 조합장 자신도 그걸 알고 직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것 같다”며 “조합장직을 사퇴해도 부족할 상황에, 지금 하는 행동을 보면 뻔뻔하게 계속 피해자를 모욕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