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도 국민이다 … 코로나 농업피해 외면 말라”

정부 4차 재난지원금 또다시 농민 소외 분위기에
전국 농민단체들, 민주당 규탄 동시다발 기자회견

  • 입력 2021.02.25 16:30
  • 수정 2021.03.01 00:55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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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농민 배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농민 배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들(가톨릭농민회·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전국쌀생산자협회)이 2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정부 4차 재난지원금 농민 배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날 전국 9개 도에서 열린 동시다발 기자회견의 중심 격으로, 집권여당으로서 더불어민주당의 책임 있는 문제해결을 촉구했다.

정부 4차 재난지원금은 예산 규모가 종전의 2배 가량이나 늘어날 전망인 데다 노점상·플랫폼노동자 등의 피해집단을 추가로 대상 물망에 올리고 있다. 하지만 농업분야는 여전히 관심 밖이다. 국회 농해수위에서 농식품부를 향해 “장관직을 걸고 농민들을 포함시키라”는 주문까지 나왔지만 아직까지도 논의가 전무한 실정이다.

도시민들의 눈엔 뚜렷이 보이지 않지만 농업 역시 코로나19 피해를 정통으로 받은 산업이다. 농산물 소비부진은 가격 하락폭을 더욱 크게 만들었고 친환경·화훼·시설채소 등의 농가는 어지간한 자영업자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에 몰렸다. 이런 가운데 2~4차 재난지원금 선별지원 대상에서 일관되게 배제돼온 농민들은 이젠 피해지원 문제보다도 정부로부터 방기되고 있다는 배신감을 강하게 표출하고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민단체 대표들은 하나같이 “농민도 국민이다”라는 말을 강조했다. 정한길 농민의길 상임대표(가톨릭농민회장)는 “이 정부가 출범부터 지금까지 우리 농민들을 무시하고 있다. 코로나로 온 국민이 힘든 상황에서 농민들만 계속 재난지원금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지난해 기후변화 속에서 힘들게 농사지었지만 농산물 가격은 폭락했고 살 길은 막막하다. 정부에 의지가 없으면 국회가 나서야 하고 집권당이 그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옥희 전여농 회장은 “코로나와 기후위기를 통해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확인됐지만, 농민들은 사회적 약자 속에서도 가장 밑바닥에 있으면서 재난지원금조차 받아낼 수 없는 현실이다. 이건 먹거리를 포기하자는 것 아니냐”며 위정자들의 인식 전환을 촉구했으며, 박종서 친농연 사무총장은 “지난해 학교급식이 막히면서 많은 친환경 농가들이 계약재배한 걸 다 갈아엎었는데, 정부가 재난지원금에서 또다시 농민들을 패싱하고 있다. 과연 문재인정부가 농민을 국민으로 인정하는 건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박흥식 전농 의장은 “그동안 재난지원금도, 재해기금도 농민들의 요구에 묵묵부답이었던 상황에서 최소한 이번 4차 재난지원금만큼은 농민들이 들어가리라 기대했지만 이번에도 빠진다는 걸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집권여당의 책임자로부터 답변을 듣고 기필코 재난지원금 농민 포함을 관철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고 힘줘 말했다.

농민의길은 △4차 재난지원금 농민에게도 지급하라 △농업 현실 외면하는 농정 책임자를 문책하라 △공공재인 먹거리에 국가 책임성을 높여내라 등의 요구를 담은 서한을 이낙연 당대표 사무실에 들고가 사무실 점거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같은날 전국 9개 도의 민주당사 앞에서 진행한 동시다발 기자회견에서도 중앙과 거의 같은 요구들이 개진됐다. 농민의길 소속단체들의 지역조직을 중심으로 지역마다 농단협, 품목생산자단체 등 다양한 단위의 농민들이 동참했으며, 일부 지역에선 정부의 선별적 재난지원 기조 자체를 비판하며 “농민을 포함한 모두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에 위치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지역사무실을 찾아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농민 배제를 규탄하며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공
‘농민의길’ 소속 농민단체 대표들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에 위치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지역사무실을 항의방문해 정부의 4차 재난지원금 농민 배제를 규탄하며 재난지원금 지급을 촉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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