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삼저수지 오염을 막아라

  • 입력 2021.01.10 18:00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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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해 11월 27일 안성 친환경농민들은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방류수로 인한 고삼저수지 오염 문제의 대책을 촉구하는 트랙터 시위를 감행했다. 안성시청으로 향하려는 트랙터에 고삼농업인청년회의 구호를 담은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고삼농업인청년회 제공
지난해 11월 27일 안성 친환경농민들은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방류수로 인한 고삼저수지 오염 문제의 대책을 촉구하는 트랙터 시위를 감행했다. 안성시청으로 향하려는 트랙터에 고삼농업인청년회의 구호를 담은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고삼농업인청년회 제공

경기도 안성시 친환경농민들의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오·폐수 방류 반대투쟁이 해를 넘겨서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안성 바로 위의 용인시는 처인구 원삼면 독성리·고당리·죽능리 일대 약 135만평에 반도체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10년간 약 120조원의 비용을 투자해 반도체 산업시설을 건립하고자 한다.

문제는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예정지가 고삼저수지로 이어지는 지역하천인 ‘한천’의 상류지역으로, 산업단지의 방류수가 한천을 따라 흘러 고삼저수지를 오염시킬 우려가 크다는 게 안성 농민들의 입장이다. 방류수로 인한 오염이 현실화될 시, 고삼저수지 물을 농업용수로 쓰는 지역 농민들도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본지 892호 <오·폐수 범벅위기 고삼저수지> 참고).

이에 안성 농민들, 그 중에서도 고삼친환경학교급식회·고삼친환경작목회·한살림 고삼공동체·고삼친환경연근작목반 등의 친환경농민들은 1년 내내 고삼저수지 방류수 반대투쟁을 진행했다. 농민들의 핵심 주장은 ‘바이패스(By-Pass)’, 즉 우회 방류관을 설치하라는 주장이다. 방류수가 고삼저수지를 피해 아산만, 또는 그 밖의 구간으로 흐르도록 우회시킬 관을 만들자는 것이다.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클러스터의 사업시행자인 ㈜용인일반산업단지도 지난해 1월 고삼저수지 하류 쪽으로 방류수를 우회시키겠다는 공문을 안성시에 발송했다. 지난해 7월 27일엔 안성시 측이 방류수 문제 등 반도체 산업단지 조성 관련 문제를 논의하는 상생협의체에서 우회 방류관 설치를 위한 약 1,344억원의 기금 조성을 촉구했다.

그러나 SK하이닉스 측은 우회 방류관 설치를 사실상 거부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을 연평균 3ppm 이하로 맞춰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 승인’ 받았기에 문제없다는 입장이고, 조건부 승인의 조건인 수질오염 관련 영향조사는 추후 모니터링 계획에 반영하는 걸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10일 경기도와 안성시, 용인시, SK하이닉스, 지역 대표 등이 참석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상생협의체’ 제3차 회의에서 이철주 고삼면 친환경학교급식출하회장은 방류수로 인해 생길 수도 있는 농가 피해의 대책으로 SK에 △농산물 피해발생 시 자조금 적립 △용인지역 공공급식센터 건립비용 공동부담 △용인 SK 산업단지 구내식당 위탁업체 선정 시 안성 농축산물 우선 구매 △고삼저수지 어업활동 피해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했으나 SK는 이에 대한 즉답을 피했다. 그저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결론이 나왔을 뿐이다. 이날 SK는 안성시가 요청한 사회공헌사업 참여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답변이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에 안성 친환경농민들은 1년 내내 투쟁했다. 경기도청 앞에서 1인시위를 감행했고, 지난해 11월 27일엔 안성시청 앞에서 ‘안성시민 SK하이닉스 반대 범궐기대회’를 열었다.

이철주 회장은 “2015년에도 SK하이닉스의 이천 공장 방류수가 이천 전뜰천에 흘러, 전뜰천 일대 논의 벼가 뿌리부터 썩어 말라죽은 전례가 있다”며 “바로 옆동네의 사례를 목격했던 안성 농민들로서는, SK하이닉스가 방류수 문제에 있어 사회적 책임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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