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농업 결산] 코로나19 덮친 올해, 육류 시장 흐름은?

공급과잉 따른 가격하락 전망 깨고 한우·한돈 좋은 가격흐름 유지
가정내 소비 주목 … 변동성 심한 시장 대응해 축산업계 소통 필요

  • 입력 2020.12.23 00:00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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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은 육류 유통 분야의 변화를 더욱 촉진시키고 있다. 이에 생산-가공-유통에 이르기까지 다자간 소통을 통해 시장변화에 면밀히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축산업계를 들썩이게 한 주요 돌발변수를 보면 지난해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올해는 단연 코로나19가 손꼽힌다.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는 공급량에 따른 수급전망의 틀을 뒤흔들었다.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전, 올해 축산분야의 화두는 공급과잉에 따른 수급조절 해법이 되리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1월 22일 진행한 농업전망 2020을 보면 올해 평균 한우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4.6% 하락한 ㎏당 1만7,137원으로 전망했다. 평균 돼지 도매가격은 평년(4,395원)보다 하락한 ㎏당 3,800원에서 4,100원 사이로 내다봤다. 도축마릿수가 늘며 공급과잉이 가격하락을 초래할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2월 무렵엔 경기 침체로 더욱 가격하락의 폭이 가파를 수 있다는 우려가 상당했다. 그러나 이같은 관측은 결과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소비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짚지 못한 걸로 드러났다.

한우 도매가격은 예상을 깨고 올해(1월~11월) 평균 ㎏당 1만9,917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대비 11.2% 상승했다. 돼지 도매가격 역시 같은기간 평균 ㎏당 4,181원(제주 제외)으로 올초 예상보다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 10월 29일 경기도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한돈꾸러미 드라이브스루 특별할인행사를 진행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는 지난 10월 29일 경기도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한돈꾸러미 드라이브스루 특별할인행사를 진행했다.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 제공

한우·한돈의 강세는 가정내 육류소비가 늘어난 게 주효한 걸로 분석되고 있다. 농경연 농업관측본부의 12월 축산관측을 보면 가정내 한우고기 평균 구매량은 전년 동월과 비교해 3월부터 8월까지 6개월 연속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농경연 농업관측본부는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비대면 판매확대 △추석 선물세트 선호 등이 한우의 수요를 높이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주로 국내산 육류를 소비하는 가정내 소비가 늘면서 마케팅도 달라졌다. 일단 코로나19에 대응해 단백질 섭취로 인한 면역력 증진이 축산업계 마케팅의 단골주제가 됐다. 장차 면역력 마케팅이 ‘안티축산’을 극복할 강력한 화두가 될지 주목된다.

또, 가정간편식(HMR)이 주목받으며 국내산 축산물을 원료로 한 HMR 제품을 선보이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HMR제품은 특히 저지방부위 소비 촉진에 기여할 걸로 기대된다.

내년도 축산분야는 공급과잉의 우려가 짙은 가운데, 코로나19에 따른 경기변화가 변수가 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돌발변수에 따라 이같은 전망이 깨질 가능성도 있다. 한치 앞을 예견하기 어려운 시장에 대응하려면 축산업계 모두가 이해관계를 넘어 생산-가공-유통을 아우르는 소통을 주기적으로 가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대형마트 바이어는 “부위별로 어떻게 관리하고 판매할 지가 핵심이다”라며 “수급조절로 가격만 맞추려다보면 반복될 뿐이다. 시장에 좋은 상품을 공급해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왕영일 한돈협회 감사는 “한돈농가와 대형육가공업체, 중도매인, 요식업자들이 모여 지속적인 토론을 해야 한다. 다자간 대화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변화가 없을 것이다”라며 대화채널 마련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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