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김치 살리기, 제주 농민들 선봉 자처

제1회 김치의 날 기점 삼아
품목 불문 농민들 손 맞잡고
우리김치 살리기 범도민운동

  • 입력 2020.11.29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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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제주 농민들이 제1회 김치의 날을 맞아 ‘우리김치 살리기 범도민운동’ 전개를 선언했다. 제주에서부터 농민들이 팔 걷고 나서 전국적인 김치 국산화 운동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다.

올해 2월 개정된「김치산업 진흥법」엔 매년 11월 22일을 김치의 날로 지정한다는 조항이 생겼다. 다양한 김치 재료 하나하나(11)가 스물두 가지(22)의 효능을 나타낸다는 의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일 제1회 김치의 날 기념식을 열어 우리 김치의 우수성과 비전을 홍보했으며 영부인이 참석해 그 의미를 더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우리나라는 김치 종주국이면서 수출량의 10배를 수입하는 불명예를 안고 있으며 음식점을 중심으로 중국산 김치의 국내시장 장악이 가속화되는 추세다. 농민들의 입장에선 거의 모든 농산물 품목에 직간접적인 소득감소 피해를 안기는 심각한 요인이다.

지난 23일 제주도청 앞 ‘우리김치 살리기 범도민운동’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지난 23일 제주도청 앞 ‘우리김치 살리기 범도민운동’ 선포 기자회견에 참석한 농민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에 제주 농민들은 지난 23일 제주도청 앞에서 ‘우리김치 살리기 범도민운동’ 착수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6일 창립한 제주특별자치도 품목별생산자연합회(회장 강동만, 품목별연합회)가 오래 전부터 준비해온 운동이며, 지역의 여타 농민단체들도 동참하고 있다.

강동만 품목별연합회장은 “우리 김치산업은 농가소득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산업이다. 김치 한 포기를 담그는 데 배추·무·마늘·고추·파·생강 등 많은 농산물이 소비된다”며 “오늘 우리는 이곳에서부터 시작해 제주도 전체, 더 나아가 전국에서 우리 김치를 살리는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강수길 제주특별자치도 농업인단체협의회장도 “제주 마늘은 김치의 주재료인 남도종으로 전국의 70%를 생산하는데, 수입김치로 인해 농민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다”며 “이를 극복할 우리김치 살리기 운동을 생산자들이 먼저 시작하겠다. 도민 여러분도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농민들은 제주지역 읍면별로 우리김치 살리기 운동본부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국산김치 애용 캠페인과 동참업소 인센티브 제공, 사랑의 깍두기 담그기 행사, 마늘 등 양념류 원산지표시제 도입 등을 구상하고 있다. 거시적으로는 김치 자급률을 법제화해 정책의 적극성을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현재 구좌·성산·남원·대정 등의 지역에 운동본부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있으며 안덕면엔 한 발 앞서 ‘우리농산물 살리기 운동본부’가 조직됐다. 안덕면의 경우 면에서 홍보 팸플릿 제작비용과 회의실을 지원하는 등 행정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농민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우리나라 식당의 75%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고 있고 매년 수입되는 김치의 양은 10년 새 700배나 늘어나고 있다”며 “수입김치의 확산은 주원료인 배추·무, 양념류인 고춧가루·마늘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품목간 균형을 무너뜨려 대한민국 밭농업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주 생산자들은 중국산 수입김치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제주농업의 위기를 좌시할 수 없다”며 “수입농산물이 있는 한 그 어떤 가격안정 정책도 무의미하며 그 주범은 근본도 모르는 수입김치”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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