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농업·한국농업 위기에 맞서 제주 농민들이 뭉치다

강동만 제주특별자치도 품목별생산자연합회장

  • 입력 2020.11.29 18:00
  • 수정 2020.11.29 20:19
  • 기자명 권순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당근·월동무·양배추·마늘 등 제주지역 품목 농민단체들이 연합한 ‘제주특별자치도 품목별생산자연합회’가 지난 16일 발족했다. 본격 출발을 선언한 제주도의 ‘우리김치 살리기 범도민운동’이 바로 이 품목별연합회의 첫 작품이다. 품목 농가들이 필사적으로 연대하고 앞장서서 수입에 맞서야만 했던 이유를 강동만 연합회장에게 물어봤다.

 

강동만 제주도품목별생산자연합회장
강동만 제주도품목별생산자연합회장

제주도엔 이미 수많은 농민단체가 있다. 품목별연합회가 갖는 정체성은.
순수하게 그 품목을 생산하는 농민들이 모여 각 품목 생산자단체를 만들었고, 그 품목단체들이 모여 품목별연합회를 만들었다. 지금까진 농민들이 행정이나 농협에 많이 의지하다보니 문제에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쳇바퀴만 돌렸는데, 이제는 농민들이 각 품목에 자구책을 만들고 변화를 이끌려 한다. 결코 관에서 관리하는 단체가 아니며 그래서 사단법인화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최근엔 육지 농민들에게도 “우리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이게 아니겠느냐. 제주에서 하는 일을 잘 봐 달라”고 얘기하고 있고, 많은 지역에서 제주 사례를 보고 감명받고 있다. 앞으론 농민들이 스스로 나서 권리를 찾지 않으면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될 텐데, 특별히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우리 스스로 재배면적 조절 등의 논의도 하겠지만 수입 문제가 심각하다. 전국 당근 소비량 17만톤 중 10만톤이 수입이고, 양배추도 조금씩 수입이 늘고 있다. 수입을 아예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국내 소비자를 위해 너무 비싸면 수입을 해 적정가격을 유지해야겠지만, 지금은 그런 걸 무시하고 단지 수입업자가 용돈벌이 하는 수단으로 전락해 있다. 민간 수입에 있어 행정이 못 막는 부분을 농민들이 힘을 모아 한번 막아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김치 살리기 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당근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한 번 수입이 뚫리게 되면 그 품목은 압도적으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김치 수입 증가로 이미 김치와 관련된 품목들이 다 죽어가고 있다. 김치는 농업 문제를 떠나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중요한 유산이고, 나라에서 잘 보호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가치가 있는 식품이다. 우리김치 살리기 운동은 제주부터 시작해서 육지로, 전국적인 운동으로 전개해 나갈 것이다.

임기 2년을 시작한다. 신임 연합회장으로서 한 마디.
가장 중요한 건 농민들의 자구 노력이다. 제주의 경우 월동무는 월동무대로, 당근은 당근대로 품목조직이 비교적 잘 운영되고 있고 양배추·마늘도 체계가 잡히고 있다.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걸 찾아 노력하고, 그래도 안되는 건 행정과 함께 해결점을 찾으려 한다. 여러 품목이 모이다 보니 본의 아니게 목소리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행정도 긴장할 필요 없다. 여러 품목과 묶어서 대화하게 되면 오히려 편해질 수도 있다. 우리는 누구와 싸우려는 게 아니라 스스로 어려움을 돌파해보고자 모인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