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파산업 위기, 농민들 똘똘 뭉쳐야 할 때”

남종우 양파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

  • 입력 2020.11.01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장은 명실공히 전국 양파농가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양파의무자조금 준비 초창기부터 농식품부와 의견을 조율하고 전국 의무자조금 가입운동을 이끈 그가 지난달 14일 양파의무자조금 출범과 함께 그 관리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았다. 지난해 초대 양파협회장 인터뷰에 이어, 이번엔 초대 양파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으로서 남 위원장을 다시 만났다.

 

남종우 양파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
남종우 양파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

노지채소 의무자조금 출범이 결코 쉽지 않은 일인데 어떻게 가능했나.
그동안 농식품부가 농민들의 목소리를 한 번도 들어준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 의무자조금을 농민과 함께 하겠다길래 참여하기로 마음먹고 전국으로 농가들을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가격이 3년 정도 계속 하락하다 보니 농민들도 간절함이 있었던 것 같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많이들 다가오더라. 농협과도 양파산업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모든 걸 제쳐두고 함께하고 있다.

양파협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협회와 의무자조금의 관계는.
내가 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을 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관리위 따로 협회 따로가 아니라, 농민조직인 협회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해 의무자조금을 운영하려 한다. 양파는 마늘과 달리 취급하는 농협이 매우 많고 농민들의 농협 의존도도 높은 편이라 의무자조금에 상대적으로 농협 참여도가 높은데, 농민들의 주체성을 훼손하지 않기 위해 노은준 대의원회장(무안농협 조합장)과도 잘 논의하고 있다.

양파·마늘의무자조금의 제1목적은 수급정책 참여다.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나.
다른 작목을 짓던 대농들이 기회를 봐 가며 양파만 10ha씩을 짓는다. 고구마처럼 연작피해가 심한 작목도 양파로 돌아서는 경우가 있다. 그러면서 수급문제가 많이 생긴다. 의무자조금에서 ‘경작신고제’ 시행을 결정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기존 양파농사 짓던 사람들 중심으로 면적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되면 의무자조금 거출도 용이해진다. 쿼터제는 농민에게 족쇄를 채우는 꼴이니 경작신고제로 유연하게 관리해야 하고, 지자체도 경작신고된 농지에 비료지원 등 정책적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 한편으론 수입 관리도 중요한데 예전에 한우의무자조금이 시민감시단과 함께 생우 수입을 막아냈듯 양파의무자조금도 수입을 감시·추적·공개할 방안을 고민할 것이다. 우리가 기껏 생산면적을 조절했는데 그 부분을 수입물량으로 채우면 안될 일 아닌가.

양파농가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농민들이 너무 힘들다. 그런데 농민들이 똘똘 뭉쳐 힘을 모으지 않으면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다. 의무자조금 가입률 80%를 넘긴 함평은 이를 명분으로 군으로부터 양파망 70% 보조사업을 받아냈고 내년엔 비료지원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가격이 폭락했을 때만이 아니라 꾸준히 협회와 의무자조금 사업에 동참해 주시고 설령 동참하지 못하더라도 마음만은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농민들이 단결하지 않으면 이젠 어떤 농사도 지어먹을 수 없다.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