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농민들이 행복하게 농사지을 수 있도록”

최상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

  • 입력 2020.10.25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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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1년여의 준비 끝에 지난 13일 마늘, 14일 양파 의무자조금이 출범했다. 준비 과정에서 농식품부와의 갈등, 농민-농협의 주도권 싸움 등 숱한 갈등이 있었지만, 일단 두 품목 모두 ‘농민’ 관리위원장을 선출하면서 ‘농민 주도형 수급정책’이라는 당초의 목표에 첫 발을 내딛게 됐다. 본지는 2주에 걸쳐 최상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과 남종우 양파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을 차례로 인터뷰한다.

 

최상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
최상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

마늘의무자조금 출범의 의의는.
노지채소 최초의 의무자조금이다. 노지채소는 생산자 조직화가 굉장히 힘든 구조며 작목전환이 쉽다 보니 쏠림현상도 잦다. 이런 가운데 전국 마늘농가 과반이 동의한 의무자조금을 만든 것이라 중요한 의미가 있다. 잘만 운영되면 마늘산업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다른 작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마늘의무자조금은 기존 의무자조금들과 큰 차이점이 있는데, 홍보·판촉 중심이 아니라 유통혁신과 수급조절, 수입농산물 대응을 중심에 두고 모든 사업을 진행하려 한다는 것이다.

출범 준비과정에서 엄청난 잡음이 있었다. 농식품부·농협과의 갈등은 이제 완전히 해소된 건가.
과정이 많이 매끄럽지 못했다. 조금은 불편한 관계가 남아있을 수도 있지만, 정부·농협·생산자 모두 다른 것 생각 않고 농민들만, 마늘이라는 이 하나만 바라보고 간다면 아무 무리 없이 자조금을 굴려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정부는 정부의 역할, 농협은 농협의 역할, 농민들은 생산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하면 된다.

전국의 마늘농가가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돈이다.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또 무임승차에 대한 대책이 있는지.
거출이 잘 되고 정부 매칭이 잘 이뤄졌을 때의 예상 규모가 20억원이다. 농민들의 피땀어린 돈이기 때문에 절대 허투루 써선 안되고 유통구조 개선 등 마늘 생산비를 보장하고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방향으로 고민 중이다. 무임승차 가능성도 분명 있다고 보는데, 농협·지자체의 도움으로 거출률을 높이고 그것이 고스란히 농가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면 선순환이 이뤄질 것이다. 미납 패널티는 정부 보조사업 배제 등의 방법을 논의하고 있는 단계다.

가장 하고 싶은 사업이 뭔가.
우리나라가 마늘을 얼마나 생산하고 얼마나 소비하며 수입마늘을 얼마나 들여오는지 정확한 통계가 없다. 수급조절은 정확한 통계가 있어야만 가능하다. 지금은 생산면적을 조사해도 농경연 다르고 지자체 다르고 통계청 다르지 않나. 적어도 생산면적은 우리 자조금이 농민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기 때문에 주도적인 역할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 동시에 소비나 수입통계는 정부가 세밀한 조사를 하도록 압박해야 한다.

초대 마늘의무자조금관리위원장으로서 하고 싶은 말은.
처음 가는 길이기 때문에 잘 만들어 놔야만 이후에 누가 맡더라도 올곧게 갈 수 있을 것이다. 굉장히 부담되고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지만, 마늘농가들 의견을 청취하면서 도움될 수 있는 의무자조금을 만들겠다. 마냥 투쟁할 수만은 없는 조직이기 때문에 정부·농협과도 손발을 맞추고, 남도·한지·대서 모든 품종 농가의 목소리도 귀담아 들어야 한다. 아무쪼록 최선을 다해 농민들이 행복하게 농사짓는 데 조금이나마 헌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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