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양파생산자협회 창립 … 양파농가 마침내 똘똘 뭉쳤다

배추·대파·마늘 등도 준비 중
범품목 전국연합조직체 구상

  • 입력 2019.04.21 18:00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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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 15일 전남 함평에서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총회에서 선출된 협회 임원들이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지난 15일 전남 함평에서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창립총회가 열렸다. 총회에서 선출된 협회 임원들이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

전국의 양파농가를 대표할 양파 품목조직이 출범했다.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지난 15일 함평엑스포공원 주제영상관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양파농가 권익 보호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양파는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몇몇 주산지가 형성돼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재배 범위와 농가 수가 적지 않은 품목이다. 폭락 때마다 전국의 양파농가가 집회에 참여하긴 해도 지금껏 전국단위의 결속을 유지하진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양파생산자협회는 관 주도로 만들어진 편의적 조직이 아닌 농민 자주적 품목조직으로서 뚜렷한 정체성을 갖는다. 해마다 반복되는 폭락과 정부의 소극적 수급정책에 농민들 사이에 결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마침내 스스로 전국조직을 결성하게 된 것이다.

이날 창립총회엔 전국 각지의 양파농가 40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며 전국조직 결성에 대한 농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증명했다.
이날 창립총회엔 전국 각지의 양파농가 400여명이 행사장을 가득 메우며 전국조직 결성에 대한 농민들의 뜨거운 열망을 증명했다.

창립총회는 400명의 농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성대하게 진행했다. 좌석이 모자라 행사장 입구에까지 농민들이 장사진을 칠 정도였다. 함평군·전남도 지자체장 및 의원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이개호 농식품부 장관도 특별히 축전을 전했다.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준비위원장직을 맡아 협회 발족을 이끌어온 남 회장은 이날 협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준비위원장직을 맡아 협회 발족을 이끌어온 남 회장은 이날 협회 초대 회장으로 추대됐다.

 

 

남종우 협회 준비위원장은 “현재 우리 농업은 농산물의 무분별한 수입으로 인해 근간이 무너지고 총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값싸게 공급하는 것만이 수급정책인 줄 아는 정부에게 생산자가 안정적 가격을 보장받고 국민들에게 원활하게 공급하는 것이 올바른 수급정책임을 상기시키려 한다”며 협회 창립 취지를 밝혔다.

지지방문을 온 박행덕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2년 전 전국쌀생산자협회 창립에 이어 자주적 품목조직인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창립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농민들이 자기의 몫을 스스로 지켜야 한다. 정부만 바라보고 있다간 쪽박 차기 십상이다. 양파협회가 힘든 일이 있을 때 전농이 손을 잡아드리겠다”고 연대의 뜻을 전했다.

농민들은 남종우 준비위원장을 협회 회장으로 추대하고 부회장에 장봉기(전북 완주)·이홍주(경남 함양), 사무처장에 김병덕(전남 함평)씨를 선임했다. 현재 전남·전북·경남 3개 지역에 광역지부가 구성됐으며 경북·제주 지부도 윤곽을 갖춰가고 있다.

고송자 협회 전남지부장이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고송자 협회 전남지부장이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창립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협회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개방농정은 이제껏 농민의 희생을 바탕으로 국익을 논했고 자주적이지 못한 생산자조직을 만들어 생산농민의 권익을 관변조직에 위임시켰다. 오늘 우리는 농민의 희생으로 만들어지는 국익에 편승한 농업정책은 농민의 인간적 삶을 파괴하는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거부함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양파가 첫 테이프를 끊은 가운데 최근 농민들은 배추·마늘·대파 등의 전국 품목조직 출범을 착실히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사단법인으로 등록해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품목을 아우른 채소 품목 연합조직을 결성해 목소리를 더욱 키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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