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행복한 축제 만들어 서로 화합하면 그게 성과죠”

[인터뷰] 신애숙 진안군마을축제조직위원회 위원장

  • 입력 2018.11.11 10:42
  • 수정 2018.11.13 09:15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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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농촌지역 축제는 명분상 지역주민들이 주인공이 돼야 한다. 그러나 축제가 끝난 뒤엔 ‘실적’만이 성과를 대변한다. 농산물은 얼마를 팔았고 관람객은 얼마나 유치했는지 숫자가 없으면 실패한 행사 취급받기가 십상이다. 전북 진안군에선 지역주민이 즐기는 축제의 본래 모습을 되찾는 노력이 11년째 진행 중이다. 신애숙 진안군마을축제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주민들의 화합도 축제의 성과다”라며 관점의 전환을 강조했다.

마을축제 만들기는 어떻게 시작했나?

2008년부터 진안군에서 시작했다. 마을마다 축제의 형식을 빌어 주민들이 모여 잔치도 하고 전통문화를 보여주는 마을도 있고 다양하다. 탑제나 당산제를 하거나 냇가에서 물고기잡기 체험도 한다.

마을축제를 만든 이유는 지금의 농촌은 주민들 간 화합을 이루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번 치르는 축제가 아니라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계속 만나면서 한마음이 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올해는 45개 마을이 마을축제를 했다. 마을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예술단체들도 기획공모로 참여할 수 있다. 조직위는 마을에서 축제를 하겠다고 신청하면 관련 교육을 하고 정산업무 등을 지원하기도 한다. 처음 신청한 마을은 직접 마을회관에서 기획학교를 열고 주민들이 원하는 축제를 논의한다.

마을축제를 통해 어떤 성과가 남는건가?

축제에서 마을의 전통이 발굴된다. 어떤 마을은 상여소리를 공연해 나중엔 도대회에 출전하기도 했다. 다른 마을은 마을의 유래를 살린 단지봉축제를 열고 고구마를 주로 농사짓는 마을은 고구마캐기 체험을, 율무가 많이 나는 마을은 율무댁에 시집온 날이란 제목으로 율무 인절미를 만든다. 이렇듯 소소하게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든다.

출향인을 초청하거나 1사1촌을 맺은 마을은 손님들을 맞아 마을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판매하기도 한다. 진안군 마을만들기지원센터에선 마을을 해설하는 해설사 양성 프로그램을 만들어 마을 소개를 돕고 있다.

축제의 성과가 수치로 설명되지는 않는데?

축제를 열면 주민들이 모여 청소도 하고 장보기도 같이하고 그렇게 소통의 계기가 되는거다. 싸우고 안보고 살던 주민들이 오랫동안 묵은 감정을 축제를 준비하며 푸는 사례도 있다. 작은 축제는 그런 의미가 있다.

처음엔 관람객은 몇 명인지 얼마나 수익을 냈는지를 중점적으로 챙기기도 했는데 그건 마을에 강요가 될 수 있다. 주민이 행복하면 어떤 형식의 축제든 수용하려 한다. 이 사업을 지원하는 진안군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이와 같은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진안군도 주민들이 서로 행복하게 즐기는 축제가 농촌사회에서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해가고 있다.

마을축제 준비에 유의할 점은?

초창기엔 마을의 리더와 주민 간 소통이 되는데 사업이 커지면서 리더는 리더대로 바쁘고 주민은 관심이 떨어져 간다. 급하게 갈 게 아니라 주민과 소통하며 진행해야 한다. 회의를 꾸준히 하고 회계보고는 투명하게 진행해 의혹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

조직위는 어떤 역할 바라나?

마을들 중에는 보다 축제 규모가 커질 수 있는 곳이 있다. 이 마을은 주민들에게만 맡기면 한계가 있게 된다. 지금은 주민이 행복한 축제인데 손질을 하면 도시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축제들이 있다. 이런 축제는 특화를 해서 외부인들이 봐도 훌륭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을 대표하는 마을축제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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