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가슴을 졸였던 밤이 또 한 번 지나갔다. 백남기 농민 사망 나흘째를 맞은 28일 아침, 밤새 빈소를 지킨 500여명의 시민들은 짧은 안도를 공유했다.
검경의 부검영장 재청구(추가자료 제출)가 임박한 것으로 전망된 이날 새벽은 빈소 내의 긴장감이 한층 고조돼 있던 터였다. 그러나 검경의 자료제출이 지연되면서 우려했던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고 시민들과 투쟁본부는 아침 집회에서 서로를 격려했다.
아침집회에 자리한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백 농민이 돌아가시고 전쟁같이 몸싸움까지 하면서 이곳에 안치했지만 경찰은 계속해서 부검영장을 청구하고 있다. 할 테면 해보라. 설사 우리가 다치는 한이 있어도 민중총궐기의 정신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김주온 녹색당 공동대표는 “우리 사회에 허구헌날 문제가 발생하지만 정부는 하나도 해결하지 않은 채 새로운 문제로 계속해서 덮으려는 것 같다. 그럴수록 한 가지 문제를 붙들고 싸우면 거기서 드러나는 진실을 가지고 모든 문제를 풀어낼 수 있다. 백 농민 사건 책임자를 제대로 책임지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것에서부터 흔들리는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연설했다.
투쟁본부 측 정보망에 의하면 검경은 잠시후 오전 9시쯤 법원에 부검영장 재청구 추가자료를 제출할 가능성이 높다. 갈등의 불씨는 조금도 사그러들지 않은 채 여전히 백 농민이 안치된 장례식장 주변을 맴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