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지난해 FTA 폐업지원사업 대상 포도농가들 중 상당수가 다른 과수를 재배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도 폐업이 다른 과수작물 폭락으로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농식품부가 최근 포도 폐업지원 농가 2,000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84%가 다른 품목으로 영농을 계속할 뜻을 내비쳤다. 희망작물은 과수 38%, 노지채소 20%, 벼 17% 순으로 드러났으며 과수 중에서는 복숭아(33%), 자두(22%), 사과(14%)가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복숭아, 자두, 사과는 최근 재배면적이 계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품목들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생산량 또한 모두 평년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환 의향을 가진 농가를 면적으로 환산해 보면 복숭아가 209ha, 자두가 143ha, 사과는 89ha다. 이들 농가가 계획대로 품목을 전환한다면 5년 후엔 생산량이 각기 12~27%나 증가하게 된다. 폐업을 했어도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포도 일부를 폐업한 송영환 한국포도회 보은지부장은 “포도농가들이 폐업 후 작목을 물색하고 있지만 모든 농산물이 폭락인 실정이라 마땅한 게 없다. 가격이 괜찮은 복숭아나 자두를 많이 심는다지만 그마저 과잉이 우려돼 다들 막막한 심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