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후보, 23대 농협중앙회장 당선 … 농협 새 전환점 맞아

1차 투표서 13표 뒤졌으나 결선 투표서 역전, ‘간절함’ 통했다
김 당선인 “조합장 고민 해결하는 중앙회장 되겠다”

  • 입력 2016.01.17 14:48
  • 수정 2016.01.17 18:09
  • 기자명 홍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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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홍기원 기자]

▲ 지난 12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서 열린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차기 중앙회장으로 선출된 김병원 후보가 조합장들에게 두 손 들어 인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창립 55주년을 맞은 농협이 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맞아 전환점을 맞게 됐다. 농협중앙회 대의원들은 회원조합의 존립까지 흔들리는 현재 위기를 넘길 적임자로 김병원 후보를 선택했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농협중앙회 본관에선 2016년도 1회 농협중앙회 임시대의원회가 열렸다. 대의원회에선 차기 농협중앙회장을 선출하는 대의원선거가 치러졌으며 총 6인의 후보 중 김병원 후보가 결선투표 끝에 당선됐다.

임시대의원회엔 결원 1명을 제외한 291명의 대의원들이 참석해 중앙회장 선거에 대한 대의원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대의원회가 열린 본관 1층 대강당 앞은 오전부터 전국에서 온 대의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대의원회를 중계한 2층 회의실도 취재기자들뿐 아니라 조합원 및 후보 지지자들로 꽉 들어찼다.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은 개회를 선언하며 후보들과 대의원들에게 “훌륭한 차기 회장과 임원들이 선출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선거에선 지난해 12월 개정된 공공단체등 위탁선거에 관란 법률에 따라 후보들이 대의원들에게 소견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성희 후보는 “농협개혁 횃불을 높이 들고 진군하겠다. 임전무퇴의 각오로 개혁을 하고 바꿔야 한다”며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후보들의 반격이 뒤따랐다. 하규호 후보는 “눈감고 있다가 이제와 중앙회를 바꾼다고 하느냐”고 일갈했다. 박준식 후보도 “중앙회에 오래 몸담은 사람이 회원조합 위주로 개혁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중앙회 감사위원장을 7년 넘게 지켜온 이 후보를 지목해 비판한 셈이다.

대의원 투표 결과, 이 후보는 104표를 얻어 1위를 기록했으나 과반수 투표엔 미달해 차순위 득표자인 김병원 후보(91표)와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됐다. 한편, 언론에서 빅 3 후보로 꼽혔던 최덕규 후보는 “조합장이 최고 예우를 받도록 하고 퇴임 뒤에도 편히 쉴 수 있도록 연금제를 실시하겠다”고 대의원들의 지지를 호소했으나 74표에 머물렀다.

농민운동가 출신으로 조합장선거 불출마 선언 이후 농협개혁을 화두로 전국을 다니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김순재 후보는 저조한 성적(5표)을 거뒀다. 그는 전보협 대표 조합장을 맡은 경험을 얘기하며 “공약 실천 여부를 살아온 길을 보고 판단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밖에 하 후보와 박 후보도 8표에 그쳐 결선투표에 진출하지 못했다.

곧장 속개된 결선투표에선 역전극이 펼쳐졌다. 앞서 선두 후보에 13표 뒤졌던 김병원 후보가 163표를 획득, 126표를 얻은 이 후보를 제치고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최 후보 등을 지지했던 대의원 표가 김 후보에게 쏠린 결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중앙회장 선거에 3번째 도전하고 있단 점을 ‘8년을 준비한 간절함’으로 표현하며 대의원들의 표심을 공략했다. 반면, 이 후보는 7년 감사위원장 경력을 내세워 ‘농협을 가장 잘 아는 준비된 후보’를 표방했는데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한 걸로 분석된다. 이 후보가 최원병 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기에 지난 8년 동안의 중앙회에 대해 대의원들이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는 시각도 있다.

대의원들과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연단에 오른 김병원 당선인은 “조합장 여러분들의 고민을 해결하는 회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김 당선인은 “세계 속에 빛나는 한국농협을 만들어 234만 농민 조합원들이 웃고 농사를 짓도록 만들어 갈 것이다”라며 “복지농촌을 건설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김 당선인은 선거 다음날인 13일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당선증을 교부 받았다. 김 당선인은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결산총회 다음날부터 4년간 농협중앙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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