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농협중앙회장 당선인 인수위 꾸려라

  • 입력 2016.01.17 11: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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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농협중앙회 신임 회장이 선출됐다. 언론은 이구동성으로 농협중앙회장은 농민대통령이라며 관심을 보여 왔다. 허나 농민들은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철저히 소외됐고 관심조차 가질 기회가 없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제도의 문제로 인한 불행한 단면이다.

어찌됐든 앞으로 농협중앙회를 4년간 이끌어 갈 회장은 이렇게 선출됐다. 김병원 당선인은 강력한 농협개혁을 주창했고,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의 공약권고안 전부에 서명한 두 명의 후보 중 한 명이다. 더불어 김병원 당선인은 농업경제지주를 폐지하겠다는 파격적 공약도 내놓았다.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그런데 선거 당시 내 놓은 공약이 실현되는가의 문제는 지금부터 당선인이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달려 있다. 대다수 농민들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은 회장이 누가 되든 농협이 바뀌지 않는다는 수십년 쌓인 경험 때문이다. 이미 농협중앙회는 회원조합이나 농민조합원의 것이 아니라 반은 농협 직원의 것이고, 나머지 반은 정부의 것으로 농민들은 인식하고 있다. 체화된 농민들의 불신을 종식시키려면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까지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제 당선인은 농협중앙회로부터 비공식적으로 업무보고를 받으며 취임준비를 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당선인은 농민의 대변자가 아닌 철저히 농협중앙회 대변자로 탈바꿈할 개연성이 높다.

때문에 당선인은 농협개혁을 주창하는 농민단체, 학계, 조합장 등 전문가들과 인수위를 꾸릴 것을 제안한다. 인수위는 농민조합원들의 이해와 요구를 수렴해 앞으로 4년간 농협개혁의 로드맵을 만들고, 선거공약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발표할 것을 제안한다. 김병원 당선인이 아무리 개혁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지금의 농협중앙회 구조 속에서 당선인의 뜻을 관철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결국 농협중앙회장이라는 허울과 고액연봉에 만족해야 하는 무기력한 회장으로 임기를 마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돌고 있다. 우리 농촌현실이 너무도 절박하다. 그래서 농협개혁이 절실하며 그 책임이 신임 농협중앙회장에게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김병원 당선인은 지금 즉시 인수위를 꾸려 취임을 준비하고, 취임 후에는 인수위를 농협개혁위원회로 확대 개편해 농협개혁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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