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협동의 힘으로 식량자급률 높인다

생활협동조합 도시생협의 지산지소

  • 입력 2010.03.14 15:10
  • 기자명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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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1. 황새마을의 지산지소
2. 공동체지원농업(CSA) 유기농업 생산자와 소비자 제휴 
3. 농협의 지산지소 활동
4. 도시생활협동조합의 지산지소
5. 시민단체의 지산지소 운동

일본의 생활협동조합은 그 역사가 매우 깊다. 고베 시 인구의 약 80%가 생협 조합원이며 생협의 수도 다양하다. 특히 고베생활협동조합은 고베 시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그들이 운영하는 생협매장은 한국의 대형할인마트보다 규모가 크다.

고베 시에는 고베생협 이외에도 규모가 작으면서 협동조합의 원칙을 지키는 생협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생활협동조합 도시생협은 1986년 12월에 설립해서 연간 31억엔의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도시생협의 기본이념은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먹을거리와 환경·생활을 만드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조합원들의 협동의 힘으로 하는 것으로 삼고 있다.

먹을거리라는 이념에는 농약, 식품첨가물, 유전자조작부터 국내자급률까지 포함돼 있으며 환경문제에서는 합성세제, 물 오염, 화학물질의 삭감, 이산화탄소 삭감 등이 대상이다. 생활과 관련된 것은 10여년 전 한신대지진 경험에 따라 지역에서 서로 돕고 상호부조하고 육아를 서로 지원하는 활동에 힘을 쏟고 있다.

도시생협의 사업은 중심은 물품의 공동구입이다. 물품 구매방식은 반(모임)을 조직해서 반단위로 공급하는 것이 있고 개별 조합원에게 공급하는 방식이 있으며 매장은 없다. 매주 조합원들의 주문서에 따라 공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 도시생협 조합원들이 지난해 열렸던 농촌체험활동에 대해 로컬푸드 연구회 회원들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생산자와의 연계를 위해 오사카 시의 에스코 생협과 함께 연합체인 ‘기라리’를 만들어 물품구입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주문 수량을 집계하거나 생산자에게 발주, 입고된 물량을 분류하는 것은 사업연합의 차원에서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라리 연합에서는 쌀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도시생협에서는 야채구매를 독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사업연합이라고 할지라도 야채는 독자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을 세웠기 때문이다. 기라리 연합에서 취급하는 야채는 조합원들이 수량과 품목을 정할 수 있다.

도시생협은 쌀과 야채를 취급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구매하기 위해 환경창조쌀 재배를 지원하고 있다. 도시생협이 쌀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지역에서 생산되는 쌀, 안전한 쌀 생산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역의 농협인 로코농협은 지역에서 안전한 쌀을 생산하는 영농지도체계를 만들고 도시생협은 소비를 통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환경창조쌀 재배기준은 효고현의 브랜드인 ‘안심효고’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효고안심브랜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화학비료나 농약 사용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건강한 땅 살리기를 행하는 것이며 두 번째는 자주적인 검사에 의해서 생산자가 재배한 이력을 공개하고, 소비자와 같이 자주적으로 검사한 내용을 발표하는 것을 중시한다.

도시생협은 생산자와 조합원의 직접 교류를 통해 조합원의 눈으로 직접 생산을 확인하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도시생협과 로코농협의 협동으로 인해 지역에서 환경창조쌀 생산이 증가하고 있다. 생산량 증가 추이를 보면 2006년 34.2톤에서 2009년 173.2톤으로 5배 이상 증가했으며 재배농가도 29농가에서 98농가로 3배 이상 늘었다.

도시생협은 일본인의 쌀 소비량이 감소하는 추세여서 조합원들에게  쌀 소비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교육하고 있으며 기본적으로 생협에서 소비하는 쌀이 줄어들지 않도록 노력을 하고 있다. 도시생협은 야채세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야채세트 사업은 한국의 제철꾸러미와 같은 개념으로 제철에 생산된 야채를 소비자의 주문에 의해 보내는 것이 아니라 생산된 품목을 수량을 나누어서 보내는 것을 말한다.

야채세트는 패밀리세트와 미니세트 등 두 종류가 있다. 패밀리세트는 평균적으로 1년에 한주에 1천6백엔에 상당하는 5~15개의 품목으로 구성돼 있고, 미니세트는 7백39엔이며 3~10개 품목의 채소와 야채가 들어있다. 평균적으로 1주일에 1천 세트를 조합원에게 내보내고 있으며 미니세트 성장률이 높다.

▲ 일본 고베시의 도시생협 직원들이 조합원들에게 보낼 야채세트에 채소들을 담고 있다.
야채세트는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야채로 구성돼 있으며 가격결정은 매년 생산자들이 결정하고 있다. 야채세트의 내용구성은 제철야채로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자들이 제철에 생산된 채소를 보내고 있다.

따라서 야채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거나 벌레 먹은 채소, 양파에 싹이 나오는 것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만도 간혹 발생한다. 야채세트로 공급할 때 관련된 소식지를 함께 보내면서 무농약 채소로 재배하면 그런 현상은 당연한 것으로 의식을 갖도록 조합원에게 알려주고 있다.

도시생협과 계약재배를 하기 때문에 시장에 의해 가격이 좌지우지 되지 않고 있다. 이는 생산자들과 2~30년 전부터 관계를 가졌기 때문에 처음에 결정했던 가격이 쭉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 도시생협의 설명이다.

스미다 마나부 도시생협 전무이사는 “생산을 하는데 있어 생산비가 오르면 가격에 반영을 하지만 큰 변동 없이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며 “가격 기준은 생산에 대한 대가이다. 야채를 지속적으로 생산 할 수 있는 가격을 생산자가 1차적으로 결정한다”고 말했다.

도시생협의 가격결정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협의하는 과정에서 결정된다. 야채 가격은 시장가격에 따라 변동이 되는 경우가 있지만 시장가격이 반영되지는 않는다. 시장가격이 중심이 아니라 생산자의 생산비에 맞춰서 하기 때문에 약간의 변동을 지키면서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연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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