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에게 겨울은 쉼과 재충전의 시간이다. 나에게 지난 겨울 2개월은 ‘유기농업 공시자재’에 대한 내용을 좀 더 확인해보는 시간이었다. 이미 이 지면을 통해 간단하게나마 이야기한 적이 있다.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들이 “우리가 소개하는 친환경자재는 사용해도 됩니다”라고 말해놓고, 그걸 사용한 농가에게 행정처분을 내린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디 있는가?그래서 한편으로 해당 농가들에 연락해 공동으로 행정소송을 하자고 말하고, 소송을 진행할 변호사를 수소문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농림축산식품부에 질의서를 보냈다.“농가는
보릿고개 밑에서/아이가 울고 있다/아이가 흘리는 눈물 속에서/할머니가 울고 있는 것이 보인다/할아버지가 울고 있다/아버지의 눈물, 외할머니의 흐느낌/어머니가 울고 있다/내가 울고 있다/소년은 죽은 동생의/마지막 눈물을 생각한다…황금찬의 라는 시의 앞부분이다. 1980년대 무렵에, 부모 혹은 조부모로부터 보릿고개 타령을 귀가 아프도록 듣고 자란 신세대(당시 기준으로) 청소년들이 어느 모임에서 “우리, 다음 주말에는 보릿고개로 등산 가자”라고 했다는 우스갯말이 나돌았었다.먼 얘기 같지만 아주 멀지는 않다. 1970년대까지만
[한국농정신문 홍안나 기자]경기도친환경농업인연합회(회장 김상권, 경기친농연) 제6·7대 회장 및 임원 이·취임식이 지난 18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제7대 회장으로는 화성에서 25년째 유기농 배 농사를 짓고 있는 김상권 농부가 취임했으며, 이임 회장은 5·6대 회장을 역임하고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회장으로 당선된 김상기 회장이다.김상권 회장은 한반도유기농배영농조합법인을 창립하고 대표를 역임했으며,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유기과수위원장 및 화성시친환경농업인연합회장을 두루 거치는 등 친환경농업계에서는 ‘유기과수 장인’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지난해 3~4월 쥬키니호박 재배 농민들에게 고통을 안긴 ‘GMO 쥬키니호박 사태’가 벌어진 지 1년이 됐다. GMO 성분 발견으로 졸지에 쥬키니호박 농사를 접어야 했던 농민 입장에선 국가는 사실상 없다시피 했다. 국가는 제대로 된 사과도 하지 않았고, 합당한 보상도 하지 않았다. 그 후 1년이 지났다. 당시 피해 농민으로부터 지난 1년을 어떻게 지내왔는지 들었다.자부심 훼손당한 친환경 호박 재배 농민에게 누가 사과했나?충북 옥천군 동이면에서 30여년 간 친환경(무농약 인증) 호박 농사를 지어온 송용식(79
“언니, 지금 빨리 ** 방송 틀어보세요. 우리 팔꿈치 아픈 거랑 똑같은 내용이 저기에 나오네요.”목요일, 여주여성농업인센터 수업에서 기타치고 노래 부르며 올라왔던 ‘텐션’이 집으로 가도 쉽게 내려가지 않아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다 내가 겪고 있는 팔꿈치 통증에 관한 화면에 집중했습니다. ‘맞아, 나도 저런데…’ 하다 문득 팔꿈치가 아파 연주를 멈추곤 하던 언니가 생각나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전화를 했습니다. 품앗이 때 나는 어디가 아파서 그 일을 못하니, 이 일을 하겠다는 사람들을 보며 ‘그러려면 왜 품앗이를 왔나’하는 반감을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농촌공간재구조화법)」이 제정된 지 1년이 지났다. 농촌의 난개발과 지역소멸 위기 등에 대응하기 위해 제정된 농촌공간재구조화법에 근거해 올해 3월부터 관련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정부는 최근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 기본방침을 발표했고, 139개 농촌지역 시군에서의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농촌공간재구조화법 제1조 목적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이 방침은 농촌의 난개발이 문제라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난개발은 말 그대로 어지러운 개발이다. 전체 숲을 보지 않은 채 그냥 되는 대
지금 농촌에서는 냉온탕에 소독한 볍씨로 모판을 만들어 벼농사를 시작하려는 일손이 바쁘다. 기후변화가 위중한 상황에서 쌀은 모든 곡물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높다는 이유로 ‘기후친화적’이지 않다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다. 논물에서 발생하는 메탄이 온실가스의 주범인 듯 알려지면서 심지어 농민을 기후위기의 가해자로 몰아세우는 불편한 시각도 존재한다. 혹자는 언제까지 ‘밥심’으로 살 것인가를 질문하지만 쌀에서 조금씩 멀어질 결심을 해야 한다고 권하는 게 능사는 아니다.쌀은 30억 인류의 주식이자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전체 칼로리의 20
[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식상한 말이지만 농민의 현실은 늘 어렵다. 1년 농사를 지어 1000만원도 못 번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고 통계청 자료로도 입증됐다. 농민 탓이 아니다. 지난 30여년간 농민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농산물 가격 억제와 수입에만 골몰해 온 정부의 잘못이 가장 크다.최근 전남 해남읍에서 열린 농민대회에 400명이 넘는 농민이 모였다. 한창 농사일로 바쁜 4월 농번기에 몇백 명이 모인 것도 어려운 일인데, 분위기가 다소 ‘업’ 된 듯한 느낌이었다.이날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이 “우리도 유럽 농민들처럼
[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 양옥회, 전여농)이 최근 확대되는 인공지능(AI) 기술 등을 활용한 농업의 디지털화가 어떻게 농업·환경을 파괴하고 농민을 위기로 몰아넣는지에 대한 온라인 교육을 진행했다.지난 23일 전여농은 식량주권과 친환경적인 농산물 생산시스템 유지를 위해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ETC 그룹의 카브야 초드리, 네스 다노 연구원을 초빙해 온라인 1차 농생태교육을 진행했다.네스 다노 연구원은 농업의 디지털화가 진행되면 농업이 기업에 예속되고 농민이 설 자리를 잃게 만들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ETC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지난 3월 20일 트랙터를 앞세운 제주 농민들이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농협제주본부)에 모였다. 제주도 7개 농민단체 연합인 제주농민의길 회원인 이들은 “지금 요소사태 이전보다 60% 이상인상된 금액을 주고 비료를 써야 한다”라며 ‘남해화학의 무기질비료 원자재 가격을 공개하고 비룟값을 선제적으로 내리라’고 요구했다.농지 약 5000평에 비료를 쓰는 농민 남창현씨(경기 여주)도 비룟값이 큰 부담이다. 남씨는 연초 농협과 외상약정을 맺고 비료를 구입하는데, 2021년 이전에 견줘 비룟값이 대략 60~70% 정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경농(대표이사 이용진)이 6월 30일까지 ‘점보제 이벤트’를 진행한다. 응모에 당첨되면 동력분무기와 예초기 등 푸짐한 선물을 증정한다.이벤트에 참여하려면 먼저 경농의 점보제 제품과 함께 찍은 인증사진을 경농 대표번호(1899-0584)로 문자 발송한다. 이후 경농이 접수 완료 메시지와 간단한 설문을 보내오면 이에 응답하면 된다. 당첨자는 7월 중순 발표된다.점보제 이벤트는 경농이 2004년 직접살포정제, 이른바 점보제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하면서 이를 기념하고 제형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개최하는
[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해남군농민회(회장 이무진)가 23일 해남읍 고도리 교차로에서 450여명의 농민들이 참가한 가운데 '국가책임 농정 실현을 위한 해남농민대회'를 열었다. 4.10 총선 이후 첫 대규모 농민대회로, 22대 국회에서 윤석열정부의 퇴행하는 농정을 바로 잡으라는 당부도 담고 있다. 이날 농민대회 참가자들은 물가 잡겠다고 농산물 수입에만 골몰한 정부를 한목소리로 비판하며, '농정 없는 윤석열정부 퇴진'과 '국가책임농정 실현으로 식량주권을 지켜내자'는 구호를 외쳤다. 이무진 해남군농민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처럼
겨울, 남녘 들길에 바람이 분다. 언덕바지 밭에서는 파릇파릇 보리가 자라고, 그 보리밭을 꾸불꾸불 둘러치고 있는 얕은 돌담들이 정겨움을 더한다. 이윽고 모시 잠방이 차림의 중늙은이 유봉이, 무명 치마에 베적삼을 받쳐 입은 딸 소화와 어깨에 북을 멘 고수(鼓手) 동호를 데리고 보리밭 돌담길을 걸어 내려온다. 고단한 방랑길이지만 그들에게는 ‘소리’가 있어 그 행로가 외롭지 않다. 아비와 딸이 주거니 받거니 소리를 한다. 진도아리랑이다.…청천 하늘엔 잔별도 많고 이내 가슴 속엔 수심도 많다/아리아리랑 스리스리랑 아라리가 났네 아리랑 음음
[한국농정신문 최설화·강선일 기자]지난 4월 11일은 도시농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지정한 국가기념일 ‘도시농업의 날’이었다. 이날을 기념해 경기도 성남시, 부산광역시 등지에서 도시농부들이 모여 기념행사를 열었다. 각지에서 열린 도시농업의 날 행사 이모저모를 살펴보자.경기도, 첫 도시농업의 날 행사 개최지난 13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시민농원에서 ‘제1회 경기도 도시농업의 날’ 행사가 개최됐다. 경기도는 기후위기 시대 도시농업의 중요성 및 농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도시농업공동체와 함께 올해 처음 기념행사를 진행했다.이번 박람회의 프
[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기후위기와 병해충 그리고 ‘단맛 제일주의’를 외치는 사회적 분위기. 최근 친환경 토마토 재배 농민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대표적 고충이다. 이러한 삼중고에 맞서 분투 중인 친환경농민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기후위기에 어려움 겪는 친환경 대저토마토 농가‘짭짤이 토마토’로 유명한 대저토마토는 한반도에서 오직 부산시 강서구 대저동의 낙동강 하구 일대 농지에서만 생산된다. 지난해 기준 대저토마토 재배 농가 수는 460여 농가인데, 대저동에서 친환경 토마토를 재배하는 이용재씨는 그중 사실상 유일하게 전체 물량을 친환경(
[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농림축산식품부(장관 송미령)가 지난 15일 2023년 여성농업인 실태조사(제5차)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조사는 법정 ‘농업인’의 정의를 충족하는 ‘여성농업인’만을 대상으로 해 정밀도가 다소 아쉬우나, 개괄적인 실태 동향을 살펴볼 수 있다.조사에 참여한 여성농업인의 농업경영체 등록 지위는 단독경영주가 23%, 공동경영주가 27.6%, 경영주 외 농업인이 49.1%였다. 23%의 단독경영주 중에서도 44%는 사별 또는 이혼한 경우이기 때문에, 배우자가 있으면서 여성이 단독경영주인 경우는 전체 응답자의 10%
[한국농정신문 임선택 기자] 서천군농민회(회장 박대수)는 지난 19일 사무실 개소식을 열고 농민회의 힘찬 도약을 선포했다. 이번 개소식은 기존 사무실의 계약 만료 이후 새로운 사무실로의 이전을 축하하며 서천 농민들과 함께 ‘농민회 강화’, ‘농민중심 농정 실현’을 도모하기 위해 개최했다.박대수 회장은 개회사에서 “농민의 숫자가 현격히 줄고 나이가 들어가지만, 우리 농민회의 열정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며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말처럼 새로운 사무실에서 다시 한번 힘찬 도약을 맞이하는 서천군농민회를 위해 노력하겠다. ‘농민무시
[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이틀 전에도 (미등록체류자) 몇 차 잡아갔다. 제때 마쳐야 할 작업이 태산인데 다 잡아가면 오늘 써야 할 인력을 못 쓰게 되니 인건비만 또 올라간다. 농민들 걱정이 크다. 우린 불법이든 합법이든 계속 같이 일하는 게 가장 좋다. 계절근로자도 좋지만, 미등록자에게도 기회를 줘서 성실하게 일했던 이들이라면 합법화해 줘야 한다.” 김영욱 나주시농어업회의소 사무국장의 제안이다.지난 15일 전남 영암군 신북면 들녘에서 만난 농민 양민수씨(51, 2만평 규모)도 “계절근로자의 농작업 능력은 불법(미등록) 인력의 절
[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의장 김만호, 전농 제주도연맹)이 18일 성명을 내고 ‘밭작물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 대상 품종에서 콩을 제외한 제주특별자치도를 규탄하며 원상복귀를 촉구했다. 밭작물 토양생태환경보전사업은 과잉 생산되는 월동채소 양을 줄이기 위해 타 작물재배나 휴경을 유도해 수급안정을 도모하는 사업이다. 해마다 대두되는 과잉 생산을 막기 위해 제주도는 팥, 녹두, 유채, 콩, 수단그라스 품종 중 해당 품종 농사를 짓는 농가에 보조금을 지급해 왔다. 그런데 올해는 달라졌다. 제주도청이 지난 15일 지
[한국농정신문 한우준 기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위원장 소병훈, 농해수위)가 현재 법제사법위원회 계류 상태로 남아있는 농업민생 관련 법안들의 본회의 부의를 결정했다. 농업계 최대의 관심사로 꼽히는 ‘양곡관리법’·‘농수산물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 두 법안의 개정안은 물론이고, 축산업계 단독 축종 특별법 요구를 본격화했던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지원법(한우법)’과 15년 가까이 시범사업이 이어지고 있는 농어업회의소의 법제화 내용을 담은 ‘농어업회의소법’ 두 신설 법안까지 본회의 직행이 결정됐다. 야당위원들은 현재 농업의 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