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가부채 압박 못 이긴 농민, 극단 선택으로 세상 등져

가업 이어 20여년간 농사지으며 대외적 인정받아
3년 전 이상기후에 큰 피해 발생 … 빚 부담도 커져

  • 입력 2024.03.07 14:07
  • 수정 2024.03.08 14:29
  • 기자명 김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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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한수 기자] 

농가부채에 시달리던 한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

지난 2일 경상북도 상주시에서 복숭아 농사를 짓던 A씨는 농가부채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여 년간 농사를 지어왔으며, 별도로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포도와 사과 등을 유통하는 일도 했다. 그는 선도농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경상북도에서 진행한 경북 농어업인대상을 받을 정도로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농민이었다. 

그러나 2022년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가 발생하면서 농촌현장에 어려움이 더 커졌다. 많은 농민이 자연재해로 피해를 봤는데, A씨가 유통하던 샤인머스캣도 이상기후로 인해 작황이 나빠지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상주에서 같이 농사를 지었다는 남광식씨는 “유통하던 샤인머스캣이 자연재해 등 여러 문제들 때문에 반품돼 3년 전부터 상황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들리는 말로 빚이 수십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남주성 전국농민회총연맹 상주시농민회장도 “돌아가신 분이 너무 안타깝다. 이상기후 때문에 농작물 피해가 갈수록 커져 농민들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조건들이 좋지 않으니 농민 입장에서 대책이 없다”며 “정부에서 재해에 대해 적절한 보상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농어민당은 논평에서 “자연재해로 농민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상황은 아니다. 미국에서도 농민의 자살률이 타 직종에 비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농어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농어민기본소득’을 통한 최소한의 생계유지가 가능하도록 소득을 안정화하고 농어업재해보험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을 농어업재해보험공사로 확대 개편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국농어민당은 “농가부채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부채탕감을 비롯해 농어가의 경영안정을 위한 ‘농축수산물 최저가격보장제’, ‘필수농자재 친환경제품으로 반값 공급’ 등 다양한 소득안전망과 생산비 절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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