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장관, 취임식 전부터 현장으로

농민의길 “현장 어려움 해결할 책임 있는 대책 제시해야”

  • 입력 2024.01.05 14:21
  • 수정 2024.01.05 15:26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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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취임식 전부터 현장을 방문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현장의 어려움을 보고 듣는 것보다 책임 있는 대책을 제시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의견이다.

송 장관은 지난해 12월 18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청문회 이후 여야 의견이 달라 청문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지만 12월 29일 대통령실이 임명안을 재가하면서 첫 여성 농식품부 장관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일 취임식 이후 충남 부여의 방울토마토 시설재배 농가를 방문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지난 2일 취임식 이후 충남 부여의 방울토마토 시설재배 농가를 방문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새해 첫날인 지난 1일에는 전북 장수의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현장을 방문했다. 취임식은 다음날인 2일 열렸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송 장관은 농업인과 국민에게, 그리고 농식품부 직원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송 장관은 지난 26년간 농업·농촌 현장을 연구하면서 농업인과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지 끊임없이 고민해 왔다고 말했고, 윤석열정부 농정 성과를 창출하고 흔들림 없이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특히 농업·농촌이 처한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농업을 첨단기술과 융합해 혁신하고 전후방산업을 육성하여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농촌 공간이 가진 자원과 강점으로 사회·경제적 활동을 촉발시킨다면 농업·농촌은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경영비 상승이나 농산물 가격 급락에 따른 소득 위험에 대응해 ‘한국형 소득·경영안전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취임식이 끝난 뒤 송 장관은 또다시 농업현장을 방문하는 일정을 이어갔다. 충남 부여의 방울토마토 시설재배 농가를 방문해 겨울철 난방비 부담이 큰 현실을 확인했고, 금산군 만인산농협 스마트 농산물 산지유통센터(APC)에선 이성희 농협중앙회장,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 회장 등 농민단체장들과 이용우 만인산농협 조합장과 함께 시설 작물 출하 동향을 점검했다.

송 장관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책에 반영해 현장에 꼭 필요하고 적합한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촌 현장에선 ‘현장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대책을 제시하라’는 주문이다. 국책연구기관에 오랜 기간 몸담아 왔지만, 도시계획 전공에 농촌개발을 주로 맡아온 연구이력상 농업생산이나 농민 문제엔 상대적으로 비전문가라는 평을 얻고 있는 송 장관이 취임식 전부터 현장 일정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를 의식해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하원오 농민의길 상임대표(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는 “미국산 달걀 112만개가 수입되는 상황이다. 물가를 낮추겠다고 농축산물을 마구잡이로 수입하고 있는데, 농식품부 장관이라면 농민들이 얼마나 어려운지 헤아려 한마디 하는 것이 마땅하나 아무 말도 없다”고 비판하면서 “생산비 폭등, 농산물 가격 폭락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보여주기식으로 현장 다니는 것은 질릴 정도로 누구나 해 왔다. 장관이라면 농민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 대책을 마련해 현장에 나서라”고 질책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윤석열정부의 농정 아래 장관이 새로 취임했다고 기대를 갖는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겠으나, 장관이 그동안 해왔던 자기 역할이 농민 정서상 맞지 않는다”면서 “장관이 진정성 있게 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을 고심한다면, 농민들이 만든 양곡관리법, 농민기본법, 필수농자재지원법부터 통과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 법들이 통과돼야 현장 농민들이 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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