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이승헌·임선택 기자]
전남 영광군농민회(회장 노병남)는 지난 25일 ‘쌀부터 자주! 쌀부터 통일!’이라는 구호와 함께 통일쌀 벼베기 행사를 진행했다. 영광군농민회 역대 회장들과 농민회원들, 강종만 영광군수를 비롯한 지역 정치인들과 농협군지부장 등이 참석해 행사를 빛냈다.
이날 행사는 ‘사람사는 세상 기원고사’를 시작으로 개회사, 축사, 연대사, 결의문 낭독, 전체사진 촬영, 벼베기 순으로 진행했다.
강종만 영광군수는 축사에서 “올해 교부세가 459억원 삭감되고, 내년에는 500억원 정도 삭감될 것 같다. 진행 중인 사업들을 마무리하기 위해 빚을 낼 정도로 군 사정이 어렵다. 그렇지만 농업·농촌에 대한 관심과 배려, 지원은 확실하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오미화 전남도의원은 “농업소득이 900만원대로 떨어졌다. 소득 감소의 핵심은 생산비 폭등에 있다”며 “공주는 필수농자재 지원조례를 주민발의로 만들었고, 경북·충남·전북도 조례를 준비 중이다. 전남도의회도 지원조례를 만들기 시작했다. 조금이라도 농민들의 생활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행사를 주관한 김병수 영광군농민회 대마면지회장은 “영광에서는 2007년 이후 한 해도 빼먹지 않고 통일쌀 벼베기 행사를 하고 있다. 하지만 요즘 갈수록 남북의 골이 깊어지고 통일의 열망도 옅어지고 있다. 이 시대 우리 세대들이 후세에 물려줄 가장 큰 유산은 자주적으로 통일된 조국과 강토라 생각한다. 어렵지만 더욱더 자주통일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같은날 충남 공주시농민회(회장 이근업)도 통일쌀 벼베기 행사를 진행했다. 공주 행사 역시 농민회원과 연대조직, 농협 등이 참석해 통일쌀 경작의 의미를 되새겼다.
박남식 공주시농민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은 “북한과 남한의 기후가 똑같지 않기에 자라나는 작물이 다르다. 통일쌀 경작 사업은 남과 북이 작물교류를 통해 한층 더 가까워지게 하고 조국의 통일을 앞당기기 위해 진행된 것”이라고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
조성일 공주참여연대 이사장은 연대사에서 “우리 민족은 100년 전 일제에 항거하며 자주성을 되찾았다. 그러나 외세로 우리 민족은 다시금 찢어진 채 80년 세월 동안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됐다. 외세로부터 시작된 분단을 끊어내려면 우리 민족이 스스로 자주권을 다시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공주시농민회는 2022년 재창립총회를 통해 부활한 뒤 충남지역 최초로 필수농자재 지원조례 의회 통과 쾌거를 이뤄내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조직이다. 김봉균 공주시농민회 정책실장은 “공주에서의 통일쌀 경작은 10여년 만이다. 올 초 통일쌀 경작사업을 부활하자고 결정한 이후 급박하게 땅을 임대하고 모를 구하며 벼를 경작했다. 이 모든 과정에 우리 공주시농민회원들의 노고가 있었다”라고 경과를 설명했다.
모두의 염원을 담아 “조국통일” 구호를 외친 참가자들은 통일기원 노래로 ‘직녀에게’를 합창하며 벼베기를 진행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충남도연맹은 “공주를 시작으로 당진, 부여, 논산, 예산과 충남도연맹, 서천 순으로 통일쌀 수확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며 충남지역 전 시·군에서 통일쌀 경작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