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 방출 중인 저장 봄배추, 부패·상품성 논란 ‘일단락’

유통인·시장 관계자 “부패로 인한 악취·쓰레기 문제 심각” 호소
지난 22일부터 겉잎 제거 등 품위 점검·개선 거쳐 시장 반입 중

  • 입력 2023.08.25 09:01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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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 23일 서울 가락시장 대아청과 경매장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명의로 출하된 정부비축 저장 봄배추가 쌓여 있는 가운데 한 중도매인이 배추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23일 서울 가락시장 대아청과 경매장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명의로 출하된 정부비축 저장 봄배추가 쌓여 있는 가운데 한 중도매인이 배추의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배춧값 폭등’을 넘어 ‘금배추’ 등 자극적인 보도가 연일 언론을 장식하자 정부는 최근 봄배추 비축물량을 시장에 방출 중이다. 일각에선 수급관리매뉴얼을 지키지 않은 조치라는 지적도 불거진 가운데, 시장에 풀린 저장 봄배추 물량이 상해 유통인과 시장 관계자가 고통을 호소하는 등 부차적인 문제도 발생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강원도 준고랭지에서 여름배추를 재배·출하하는 산지유통인 A씨는 “시장에 썩은 내가 진동을 할 지경이다. 운송 기사는 물론 중도매인 등 유통 관계자 대부분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저장 봄배추 출하로 고충을 겪고 있다”며 “시장 분위기도 흐리는 데다 중도매인이 낙찰받은 봄배추의 상한 부분과 겉잎 등을 떼어내면서 발생하는 쓰레기의 양도 상당하다. 여름배추 산지에선 수확한 동시에 말끔히 손질해 상품성을 갖춰 시장에 내보는데, 정부 물량이 시장에서 썩는 바람에 피해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aT에 따르면 저장 봄배추는 농림축산식품부가 결정한 하루 방출물량에 따른 aT 출고지시에 맞춰 민간위탁창고에서 팰릿 형태로 가락시장 등 도매시장에 방출된다. 지난 14일 이후 저장 봄배추 일 평균 방출물량은 약 208톤이며, 최소 150톤에서 최대 264톤가량 상장되고 있다.

최근 불거진 품위 논란과 관련해 aT는 “60일 이상 장기 보관함에 따라 품위 변화가 일부 존재해 출하 창고에 상주 중인 전문 검정사의 외관·절단검사를 거쳐 저품위 물량을 선별하고 있다. 정상품에 한해 출하하는 등 상품성 개선조치를 하고 있지만 최근 지속된 폭염과 습한 날씨로 운송 및 시장 도착 후 대기 과정 등에서 품위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는 냉장차량으로 운송 중이며 품위 및 거래상황 모니터링을 위해 도매시장에 현장점검 인력을 별도로 배치하고 품위 관련 불만 제기 시 구매가격을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23일 경매 시작 전 찾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선 정부가 비축했던 봄배추 물량을 쉽게 만나볼 수 있었는데, 손질·가공 없이 저장된 그대로 시장에 반입된 물량도 적지 않았지만 이전과 달리 겉잎 등을 제거한 뒤 상장된 물량도 다수 존재했다.

이에 도매시장법인 대아청과(주) 관계자는 “어제(22일)부터 손질된 저장 봄배추가 반입되고 있다. 상태가 좋다. 겉잎이 제거되지 않고 저장됐던 상태 그대로 출하되는 물량도 있는데, 지난 2~3년간 반입됐던 저장 봄배추와 비교할 때 품위가 많이 떨어진다고 하긴 어렵다”라고 전했다.

한편 끊임없이 계속되던 대다수 언론 보도와 달리 여름배추 시세는 평균 수준을 유지 중인 상황이다. 지난 23일 가락시장에서 거래된 상품 배추 10kg 그물망의 평균가격은 1만2,984원으로 지난해 동월 동일의 평균 경매가격인 1만3,248원보다 낮았다. 정부는 고랭지 여름배추 생육이 양호한 만큼 9월부터는 민간출하량이 회복할 것으로 전망하며, 민간출하량이 평년 수준을 회복할 경우 정부비축 저장배추 방출을 중단할 예정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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