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백남기 농민 추모시집 <들판에 다시 서다>를 냈던 송만철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흙에서>가 지난달 출간됐다. 송만철 시인은 전남 보성에서 농사지으며 보성군농민회 보성읍지회장을 맡고 있다. 1957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1996년 <불교문예>로 등단했다.
그간 시집으로 <참나리꽃 하나가>, <푸른 빗줄기의 시간>, <엄니>, <물결>을 냈으며, 송수권시문학상(남도시인상)을 받은 바 있다.
<흙에서>는 신산스러운 농촌·농민의 삶과 농촌 마을, 흙에 깃들어 살아가는 뭇 생명들의 모습이 담겼다. 발행처인 출판사 문학들은 이번 시집을 “사람살이 가축살이 온갖 일이 중요하겠지만 그보다 더 근원적인 것은 배부르게 먹고 푹 잘 수 있는 처소일 것이다. 그 근원을 헤칠 때 이 세계는 사달이 난다. 시인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 혹은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목청보다는 사람으로 인해 사라져버린 길들을, 뭇 생명들을 소환한다”고 소개했다.
이는 ‘길이’란 작품에서 “숲이 베어지고 칠퍼덕한 나무들/토막쳐진 봄여름가을겨울들//산길이 뚫리며 길이 길이 길들이 사라졌구나”로 드러난다. 그간 농촌의 삶을 전라도 입말로 생생하게 그려내 온 작품 세계는 이순을 지난 시인의 마음까지 겹쳐 시 ‘두 할매’에서 이어진다. 입동 무렵 골목에 웅크리고 나앉아 “마을질” 내려다보는 할매 둘, “찬바람 일어 팍팍했던 세월들 떠나가는 삶들//“잎이 진다, 잎이”/“인자, 봄을 다시 맞기나 할랑가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