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과 도시민, 농업·농촌 인식 차이를 극복하자

  • 입력 2023.07.02 18:00
  • 수정 2023.07.02 21:01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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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미래는 객관적인 데이터와 국민이 인식하는 인식 차이를 확인하고 공감대를 만드는 데서 출발한다. 그 길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농정 방향이 농업의 미래이며 농민의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우리 농업의 현실을 나타내는 지표를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고 암울한 것이 사실이다.

숫자로 보는 농업 현실은 △곡물자급률 18.5% △2022년 농업 생산비 전년대비 26.5% 상승 △2022년 쌀값 45년 만에 24.9% 최대 폭 하락 △농가 평균 농업소득 948만5,000원(전년대비 26.8% 감소) △국가 전체 예산 중 농업 예산 비중 2.8% △농가 경영주 중 60대 이상 비율 73.3% 등이다. 생산비와 농가 경영주의 평균 나이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곡물자급률, 쌀값, 농가 평균 농업소득은 서서히 낮아지다 2022년을 기점으로 급락하고 있다.

10년 뒤의 미래도 불투명하지만 당장 올해와 내년을 어떻게 살아내야 할지 농민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러나 우리는 농민들의 우격다짐이 아니라 ‘국민적 동의’ 즉 사회적 합의를 얻는 과정을 통해 도시민을 설득하면서 농정의 미래를 그려야 한다.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의 인식을 들여다볼 수 있는 가장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조사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매년 발표하는 <농업·농촌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로, 2022년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농업·농촌을 바라보는 도시민과 농민의 인식이 분명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농민의 경우 애착심이 ‘많다(매우 많다, 대체로 많다)’는 답변이 70.6%, ‘적다(별로 없다, 전혀 없다)’는 답변이 5.2%로 긍정 답변이 압도적이었지만, 도시민의 경우 ‘많다’ 32.1%, `적다' 29.3%로 양쪽이 대등했다. 농촌에 밀접한 연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단편적 정보들만 보면서 농촌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 구성원의 절대다수는 도시민이며, 도시민들의 농촌 인식은 농촌의 지속성 보장과 농정의 설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현재 농촌지역 경제상황에 대해 농민은 76.1%가 ‘안 좋다’, 2.7%가 ‘좋다’고 답한 반면 도시민은 이번에도 ‘안 좋다’ 35.3%, ‘좋다’ 20.7%로 시각이 갈렸다. 농업·농촌에 대한 정부 지원은 농민은 73.1%가 ‘불충분하다’고 답했고 도시민은 21.6%가 ‘충분하다’, 26.7%가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10년 후 한국농업의 미래 전망에 대해선 농민 20.8%, 도시민 31.5%가 ‘희망적’, 농민 52.5%, 도시민 22%가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민들의 전반적 문제인식이 당사자인 농민들보다 가볍다고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도시민들도 막연하게나마 농업·농촌의 중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의 농정이 시장경제 원리와 효율성만을 강조하다 보니 농사를 업으로 해서는 생활을 할 수 없는 형국이 됐고, 농업은 공익적 기능이 있다는 진실은 책에만 나와 있는 듯하다. 이제라도 이 같은 흐름을 조금씩 바꾸려는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고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강화하고 국민의 식량을 생산하는 특수한 산업으로 인식을 전환해가면서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가책임 농정으로 전환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장마철이라 곳곳에 폭우가 쏟아지고 있고 올해는 엘니뇨 현상으로 기상이변이 많이 생길 거라고 한다. 자연과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는 농민들에게 국가책임 농정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 보장과 국민의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은 농업의 고유의 역할이라는 점을 다시 강조해야 할 때다. 국민의 먹거리는 우리 농민들의 손으로 만들어내고, 젊은 농민들이 있는 농촌을 상상하는 힘을 도시민과 함께 만들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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