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 ‘행복바우처 확대하라’는 목소리 귀담아듣다

1인당 30만원·80세까지 확대 … 개인당 규모론 ‘전국 제일’

농업발전상생간담회에 올라온 여성농민들 제안 적극 수용

  • 입력 2023.06.16 09:24
  • 수정 2023.06.16 09:25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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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담양군(군수 이병노)이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지원사업(여성농민바우처)을 전라남도 기준보다 대폭 확대해 시행한다. 전남도는 20세 이상 75세 미만 여성농민에게 연 20만원을 지원하는데, 담양군은 군 예산을 보태 지원금 30만원, 지원 대상 나이를 80세까지 확대했다. 올초 충청남도(지사 김태흠)가 충남도 여성농민 9만2,993명(193억2,700만원)이 혜택받던 여성농민바우처를 전격 폐지하면서 다른 지자체까지 폐지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원성이 컸던 상황을 되짚어보면, 이번 담양군의 행보는 지역을 떠나 여성농민들에게 ‘콧노래’가 절로 나올 정도로 반가운 소식이란 것이 현장 반응이다.

김승애 담양군여성농민회장은 “여성농민들은 이 소식을 여기저기 퍼나르면서 엄청 좋아하고 있다. 농사일하다 콧노래 부르고 박수칠 정도”라면서 “여성농민을 대우한다는 게 너무 좋은 거다. 여성농민회에선 환영한다는 현수막까지 대로변에 달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자체별 올해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사업(표 참조)을 보면, 담양군의 이번 사업 확대는 전국에서도 독보적이다. 지원금액은 최고 20만원이고(자부담액 포함 시 실질적으론 더 적음), 나이도 최고 75세까지기 때문이다. 담양군은 8월쯤 무기명 선불카드로 바우처를 지급할 예정이다.

담양군여성농민회가 내건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카드 지원 확대를 환영하는 현수막. 담양군여성농민회 제공
담양군여성농민회가 내건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카드 지원 확대를 환영하는 현수막. 담양군여성농민회 제공
지자체별 올해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사업. 출처 : 2023년 여성농업인 육성 시행계획(지자체별)
지자체별 올해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 사업. 출처 : 2023년 여성농업인 육성 시행계획(지자체별)

이번 사업에서 또 눈에 띄는 건 담양군이 현장의 목소리를 충실히 반영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다.

담양군여성농민회는 지난해 62개 마을에서 여성농업인 영농여건 개선교육을 하면서 여성농민 정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여성농민들이 가장 바란 정책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여성농민바우처 확대였다. 이에 담양군여성농민회는 정책 제안을 위해 관련 자료와 함께 약 700명의 연서명까지 받아놓은 상태였다. 여기에 마침 담양군이 담양군농업회의소 소속 농민단체들과 정책을 협의하는 자리인 ‘농업발전상생간담회’를 열면서 확대 논의가 본격 테이블에 올랐다.

담당 부서인 농업유통과(과장 한연덕)가 추진을 위한 실무에 힘을 실었고, 이병노 군수의 의지가 발휘됐다. 담양군여성농민회는 군의원들을 일일이 만나 사업 승인을 설득하고, 이에 군의원들까지 화답하면서 전국 제일의 사업 확대라는 결과를 보게 된 것이다.

김승애 회장은 “여성농민들이 정책협약을 위해 자발적으로 준비했던 내용을 군이 적극적으로 귀담아들었다는 게 가장 큰 의미”라며 “이병노 군수는 선거 때부터 농업정책을 신경 쓰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당선되자마자 농업발전상생간담회 자리를 여는 등 군민의 의견을 많이 듣고자 노력하는 것 같다. 정책 제안도 듣기만 하고 안 하면 그만이라고 넘길 수도 있는데 실무진과 군수의 노력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여성농민바우처는 출산, 육아, 영농 등 여성농민이 수행해야 하는 과업 때문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여성농민 자신만을 위한 사업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선 ‘금액 크기를 떠나 여성농민이란 사실 그 자체로 존중받고 인정받는 것 같아 만족감이 매우 높다’는 반응이 크다. 이 사업의 취지 자체도 ‘여성농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것이다.

지자체마다 지원 대상과 지원금액, 사용처 등이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은 농어촌이나 준농어촌 지역에 사는 전업 여성농민으로 만 20세부터 75세 전후가 주 대상자이며 건강‧문화‧여행‧스포츠 등으로 쓸 수 있는 연 10만~20만원 상당 바우처 카드로 지급된다. 올해 전국의 지원규모는 30만2,000명(561억7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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