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군농민회 풍년기원 모내기에 단양군이 ‘들썩’

아로니아 투쟁·농민수당 도입 등 농업 현안 적극 나서며 ‘성장’

지난해엔 통일모내기, 올핸 단양군민의 풍년기원 행사로 기획

  • 입력 2023.06.02 13:00
  • 수정 2023.06.02 13:49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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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달 28일 적성면 상리 단양한결농원 유기농 논에서 단양군농민회 주최 ‘2023년 단양군 풍년기원제 모내기 대잔치'가 열린 가운데 유기농 논의 3분의2는 이앙기로, 나머지 3분의1은 손으로 모내기를 했다.
지난달 28일 적성면 상리 단양한결농원 유기농 논에서 단양군농민회 주최 ‘2023년 단양군 풍년기원제 모내기 대잔치'가 열린 가운데 유기농 논의 3분의2는 이앙기로, 나머지 3분의1은 손으로 모내기를 했다.

 

지난해 ‘통일모내기’ 행사를 치른 단양군농민회(회장 이운영)가 올해는 ‘풍년기원 군민 대잔치’로 판을 키우며 농민과 비농민의 경계를 허물었다. 농민뿐 아니라 농민수당 서명운동을 할 때 마음을 모았던 소상공인을 비롯해 군과 군의회, 도의회,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단양군 전체가 들썩일 정도로 다양한 참석자들이 모였고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행사장을 빼곡히 채웠다. 차근차근 성장해온 단양군농민회의 저력이 빛나는 자리였다.

지난 2017년 출범해 올해 7년째를 맞은 단양군농민회는 지난달 28일 적성면 상리 단양한결농원 유기농 논에서 ‘2023년 단양군 풍년기원제 모내기 대잔치’를 했다. 전국쌀생산자협회 단양군지부, 단양군친환경농업인협회와 마늘·사과생산자단체 등 농민단체는 물론 단양군 소상공인연합회도 이날 참가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충북도의회·단양군의회, 군청·농협·정당관계자, 지역구 국회의원까지 이맘때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모내기행사 중 참가자 구성면에서 단연 돋보이는 섭외력을 자랑했다.

이 지역에서 자란 유한결(단성중 3학년)·김가람(단양고 1학년) 학생과 마을 어른 윤도경씨가 합을 맞춘 풍물패의 길놀이로 모내기 대잔치가 흥겹게 시작됐다.

사회를 맡은 유문철 단양군농민회 사무국장은 궂은 날씨에도 자리를 가득 채운 참석자들을 빠짐없이 소개했다. 제천·단양 지역구를 둔 엄태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조금 늦게 참석해 응원한 이날 행사에 정작 군수와 군의회 의장은 이유도 전혀 밝히지 않은 채 불참해 농민들의 서운함을 키웠다. 음식과 밀짚모자 250명분은 모두 소진됐다.

유문철 사무국장은 “오늘 심은 벼를 수확할 가을에는 나락을 벤 자리에 1천여명이 모이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지난달 28일 적성면 상리 단양한결농원 유기농 논에서 단양군농민회 주최 ‘2023년 단양군 풍년기원제 모내기 대잔치'가 열린 가운데 이운영 단양군농민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주역인 유문철 사무국장(오른쪽)은 기획 홍보 섭외까지 일인 다역을 성실히 수행했다.
지난달 28일 적성면 상리 단양한결농원 유기농 논에서 단양군농민회 주최 ‘2023년 단양군 풍년기원제 모내기 대잔치'가 열린 가운데 이운영 단양군농민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번 행사의 주역인 유문철 사무국장(오른쪽)은 기획 홍보 섭외까지 일인 다역을 성실히 수행했다.

행사를 주최한 이운영 단양군농민회장은 “올해는 풍년을 기원하는 우리 군의 대잔치를 열자고 열심히 준비했다. 농민회가 연차를 더해 갈수록 지역에서 할 일이 많아지는 것 같다. 지난 2017년 농민헌법운동이나 2019년 아로니아 사태, 그리고 2020년 충북농민수당 주민발의조례 운동을 펼치면서 농민과 군민들의 호응과 지지를 받았다. 처음엔 농민회가 뭔지,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었는데 서명지 받으러 군민들을 만나는 시간들이 쌓이다 보니 농민회 하면 옳은 일 하는 사람들이라고 인정해 주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CMS로 회비를 내는 회원만 100여명, 전체 회원은 300여명이라니 단양군에선 농민회 돌풍이 상상보다 크고 거세다.

이날 유기농 논은 이앙기로 3분의2, 나머지 3분의1은 손으로 모를 심었다. 이앙기가 유기농 논에 모를 차곡차곡 채우는 동안 논둑 옆 천막 8개를 이은 행사장에는 풍년기원 고사식이 열렸다. 김덕식 적성면 새마을지도자협의회장이 낭독한 고사문은 한 글자 한 글자 농민 심경을 새겨 넣은 듯했다. ‘도시엔 사람과 돈이 넘쳐나고 농촌에는 사람도 돈도 없는 세상이 정말 옳은 세상인지’ 천지신명과 금수산 산신령께 물었고, 윤석열정부가 쌀이 넘쳐나는 것이 쌀값 폭락의 원인이라며 쌀 감산을 정책 목표로 삼는 것에 대해선 ‘농민들이 생각하는 정말 중요한 핵심 농정은 논에는 벼를 심고 밭에는 밭작물을 심는 것’이라는 진리도 고했다.

고사식에 오른 농산물도 수확을 앞둔 단양마늘, 유기농쌀로 만든 떡과 콩, 단양사과 등 ‘단양’ 일색이다.

유문철 사무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후보들이 참석해 직접 모내기도 하고 농정개혁 서약서에 서명까지 했다. 그런데 당선되고 나니 가타부타 말도 없고 간담회조차 하지 않고 있다”면서 “농민수당 100만원을 공약에 내걸었던 현 군수가 약속을 지키려면 내년엔 80만원, 후년엔 100만원을 받아야 하지 않겠나. 다 같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행사장을 찾은 이들과 결의를 모았다. ‘농업'을 연결고리로 단양군민이 움직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적성면 상리 단양한결농원 유기농 논에서 단양군농민회 주최 ‘2023년 단양군 풍년기원제 모내기 대잔치'가 열린 가운데 유기농 논의 3분의2는 이앙기로, 나머지 3분의1은 손으로 모내기를 했다.
지난달 28일 적성면 상리 단양한결농원 유기농 논에서 단양군농민회 주최 ‘2023년 단양군 풍년기원제 모내기 대잔치'가 열린 가운데 유기농 논의 3분의2는 이앙기로, 나머지 3분의1은 손으로 모내기를 했다.
지난달 28일 적성면 상리 단양한결농원 유기농 논에서 단양군농민회 주최 ‘2023년 단양군 풍년기원제 모내기 대잔치'가 열린 가운데 김가람(단양고 1학년, 왼쪽)·유한결(단성중 3학년) 학생과 마을 어른 윤도경씨가 합을 맞춘 풍물패의 길놀이가 행사 시작을 알리고 있다.
지난달 28일 적성면 상리 단양한결농원 유기농 논에서 단양군농민회 주최 ‘2023년 단양군 풍년기원제 모내기 대잔치'가 열린 가운데 김가람(단양고 1학년, 왼쪽)·유한결(단성중 3학년) 학생과 마을 어른 윤도경씨가 합을 맞춘 풍물패가 길놀이를 하며 행사 시작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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