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O 문제 은폐하는 국가, 그냥 둘 수 없다”

‘2023 몬산토·바이엘 GMO반대시민행진’ 열려 … GMO 국가검역체계 강화 등 요구

  • 입력 2023.05.28 18:00
  • 수정 2023.05.29 07:04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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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20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2023 몬산토·바이엘 GMO반대시민행진’에 참가한 농민·먹거리운동단체 대표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2023 몬산토·바이엘 GMO반대시민행진’에 참가한 농민·먹거리운동단체 대표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프레스센터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2023 몬산토·바이엘 GMO반대시민행진(시민행진)’은 유전자조작물(GMO) 문제를 방치 중인 국가를 대신해 종자주권·먹거리기본권을 지키려는 농민·시민 약 1,000여명이 만들어낸 자리였다. 이날 시민행진은 GMO반대전국행동 주관으로 열렸다.

시민행진 참가자들의 핵심 요구는 무엇이었을까. 첫째, ‘GMO 국가검역체계 강화’ 및 ‘쥬키니호박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책 마련’이었다. 참가자들은 선언문에서 8년간 GMO 쥬키니호박이 국내에서 유통된 사안과 관련해 “위해성 평가를 거치지 않은 미승인 LMO(GMO) 쥬키니호박이 8개월도 아닌 8년 동안 방치돼 우리 식탁에 올랐다”며 “정부는 관리 소홀을 반성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을 축소하고 은폐하려 한 건 아니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GMO 쥬키니호박 유통 문제를 ‘축소·은폐’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 사례로서, 참가자들은 △중대 사안을 밤늦은 시간(3월 26일 밤) 은근슬쩍 발표한 점 △건강에 문제가 안 된다는 타국(정확히는 미국)의 기준을 들이댄 점 △문제가 된 GMO 종자 개발회사명(홍익바이오)과 종자명(‘가야금’, ‘대금’) 미공개 △GMO 검사를 마친 가공식품에서 GMO 성분 검출 등을 거론했다.

두번째 요구는 ‘유전자가위 산물 등 GMO에 대한 규제 강화’였다. 산업통상자원부의 ‘GMO 승인 규제완화’ 시도와 관련해, 참가자들은 정부가 시민의 건강·안전보다 기업 이익 대변에 몰두한다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국민 의사를 묵살하는 GMO 규제완화 추진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는 산업계의 이해를 충실히 따를 것이 아니라 먹거리 불안에 떨고 있는 시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GMO 규제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3 몬산토·바이엘 GMO반대시민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친환경 오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GMO 가고 친환경 오라'라는 이날 시민행진의 핵심 구호였다.
‘2023 몬산토·바이엘 GMO반대시민행진’에 참가한 시민들이 ‘친환경 오라'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GMO 가고 친환경 오라'라는 이날 시민행진의 핵심 구호였다.

셋째 요구는 ‘GMO 완전표시제 시행을 통한 국민 알 권리와 선택권 보장’이었다. 최근 바이오안전성정보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식품용·사료용 GMO는 약 1,105만톤으로 2021년 수입된 1,115만톤 대비 10만톤 감소했으나, 수입금액은 2021년 34억5,000만달러(한화 약 4조5,833억원)에서 지난해 42억6,000만달러(한화 약 5조6,594억원)로 오히려 늘었다. 이처럼 매년 대량의 GMO가 수입되건만 윤석열정부의 공약인 GMO 완전표시제 실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참가자들은 국민 알 권리 및 먹거리 선택권 보장을 위해 GMO 완전표시제를 조속히 시행하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넷째 요구는 ‘GMO 농지오염 대책 마련’이었다. 참가자들은 “GMO에 의한 농지오염과 생태계 오염은 생물 개체 수 감소, 살충제 내성 벌레의 증가 등 생태계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이런 농지·생태계 오염은 새로운 유형의 오염을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오랜 시간 농민이 가꿔 온 삶의 터전과 생계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프레스센터 앞에서 개최한 집회에 이어, 참가자들은 청계광장 및 광교, 을지로를 지나 다시 청계광장 쪽으로 돌아오는 행진을 했다. 이날 시민행진의 핵심 구호는 ‘GMO 가고 친환경 오라’였다. GMO로 인한 먹거리 안전성의 불투명한 미래, 종자주권 침해, 농지오염 문제 등을 막아내고, 친환경농업 확대를 통해 우리 농업·먹거리의 미래를 지키자는 취지의 구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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