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정책, ‘쌀 적정면적 관리’·‘온라인 도매시장’에 방점

  • 입력 2023.05.03 05:44
  • 수정 2023.05.03 11:13
  • 기자명 권순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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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권순창 기자]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농식품부 전문지 출입기자단 제공
김정희 농식품부 식량정책실장이 2일 기자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농식품부 전문지 출입기자단 제공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가 지난 2일 서울 양재동에서 김정희 식량정책실장 주재 농업전문지 기자간담회를 개최, 식량정책실 소속 3개 부서(식량정책국·축산정책국·유통소비정책국)의 주요 정책을 설명했다.

양곡정책은 최근 「양곡관리법」 부결 논란으로 농업정책으로서는 드물게 사회적 관심을 받은 분야다. 김정희 식량정책실장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법안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부작용으로 농업·농촌에 도움이 안 된다는 분명한 농식품부의 판단이 있었고 결국 국회에서 부결됐다”며 “지금은 식량정책도 미래를 향해 우리가 해야 할 명제를 찾는 과정이 필요하다. 여도 야도 모두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슈는 ‘적정재배면적 확보’”라고 강조했다. 농민들의 반발과 여론의 비판에도 기존의 정책방향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강하게 읽힌다.

농식품부는 지난달 초 발표한 쌀 수급안정 대책에서 쌀 재배면적을 전년보다 3만7,000ha 줄일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부가 직접적으로 추진하는 감축(전략작물직불 1만6,000ha)은 현재 1만7,934ha로 목표를 초과달성한 상태며, 지자체 예산 연계를 포함한 지금까지의 전년대비 총 면적감축 현황은 2만3,079ha다.

농식품부는 올해 수확기 수급불안이 예상될 경우 과감한 시장격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중장기적으로는 △논 타작물 생산 유도 △가루쌀·콩·밀 등 대체작목 소비기반 확대 △쌀 품종 ‘다수확→고품질’ 전환 등으로 2027년까지 수급균형을 회복하겠다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농식품부 전한영 식량정책국장, 김정욱 축산정책국장, 홍인기 유통정책과장. 농식품부 전문지 출입기자단 제공
왼쪽부터 농식품부 전한영 식량정책국장, 김정욱 축산정책국장, 홍인기 유통정책과장. 농식품부 전문지 출입기자단 제공

축산분야는 가격이 한창 떨어졌던 한우를 주인공으로 삼았다. 1월 한때 한우 거세우 도매가격이 kg당 1만6,966원까지 떨어졌지만 소비촉진·수요확대와 농가 경영지원, 암소감축 등으로 현재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으로 끌어올렸다는 자평이다. 농식품부가 추정하는 한우 비육 및 일관사육농가 평균 경영비는 1만7,774원. 이를 기준으로 보면 최근 도매가격(1만8,000원대)은 경영비를 소폭 상회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수급안정을 이어가기 위해 농가들이 무분별한 입식 증가를 자제하고 자율적 수급조절에 협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욱 축산정책국장은 “잠시 도매가가 반등한다고 해서 농가들이 재빨리 입식을 늘린다는 지적도 있긴 한데 아직은 특별한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계속적으로 모니터링해서 입식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유통분야에선 역시 유통개혁의 핵심 정책인 ‘온라인 도매시장’에 무게가 실렸다. 온라인 도매시장엔 기존 농산물도매시장의 도매법인들은 물론 각 지역의 농협·APC·공판장·산지유통인 등도 직접 판매자로 참여할 수 있고 전국 중도매인과 외식·가공업체, 대형마트, 식재료업체 등이 구매자로 참여할 수 있다. 현물이동 없이 온라인으로 거래 성사 후 직배송이 가능한 시스템이다. 운영·관리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맡으며, 수수료는 플랫폼 이용수수료 0.3%, 위탁수수료 최대 5%로 대체로 기성 경로들보다 저렴한 편이다.

온라인 도매시장은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경직된 도매거래의 한계를 획기적으로 넓혀보려는 취지의 사업이다. 의도대로 안착한다면 물류효율 증대, 유통단계 축소 및 출하자 직접판매 실현, 실질적인 중도매인 ‘소속제’ 철폐와 지방도매시장 전송거래 양성화 등 다양한 순기능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오프라인 도매시장 중심으로 굳어져온 관성을 출하자·유통인들이 얼마나 탈피할 수 있을지, 다방면으로 개방된 온라인 도매시장의 유통환경이 어떤 형태로 실체화될지는 쉬이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농식품부는 온라인 도매시장이 어떤 형태로든 농산물 도매유통에 변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도매시장은 준비과정을 거쳐 오는 11월 말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며 내년에 거래규모 3,000억원, 장기적으로는 기존 도매유통의 20%를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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