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시민단체 대표들, “농업 포기한 윤석열정권 거부” 외쳐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주최, 먹거리·소비자 단체도 한목소리

현 쌀 정책은 “농민 수탈”이자 “농민 피눈물로 밥상 차리는 것”

  • 입력 2023.04.25 09:29
  • 수정 2023.04.28 09:23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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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주요 농민단체 대표들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을 열고, “농업 포기, 농민 말살 윤석열정권 거부”와 “생산비 보장하는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외쳤다.
주요 농민단체 대표들이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를 열고, “농업 포기, 농민 말살 윤석열정권 거부”와 “생산비 보장하는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외쳤다.

쌀 시장격리 의무화 거부, 생산비 폭등 대책 전무, 저관세 농산물 수입 남발, 신동진쌀 퇴출 진행 등 현 농정이 사실상 농업 포기와 농민 말살로 이어지고 있다는 규탄이 폭주하고 있다.

국민과함께하는 농민의길(상임대표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농민의길) 소속 8개 농민단체와 전국먹거리연대(공동대표 이세우), 전국민중행동(상임공동대표, 박석운), 전국여성연대(상임대표 한미경),  환경농업단체연합회(회장 조완석) 등 전국 먹거리·소비자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를 열고, “농업 포기, 농민 말살 윤석열정권 거부”와 “생산비 보장하는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외쳤다.

농민의길은 지난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거부권 행사를 선언한 바 있는데, 이날 대회에서는 친환경·먹거리 소비자 단체까지 목소리를 보탰다. 이들은 규탄 대회 뒤 국회 정문 앞으로 이동해 손피켓을 들고 단체 시위를 벌였다.

이날 대회의 포문을 연 하원오 상임대표는 “윤석열정부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로 쌀문제가 전 국민의 화두가 됐고, 직불금 예산을 배로 늘리겠다는 약속은 허울만 남았다. 실질적 예산 확충이 아니라 기존제도에서 끌어와 부풀린 예산일 뿐이다. 농민들은 쌀값 때문에 죽어라 악을 쓰고 있는데 쌀 TRQ(저율관세할당물량) 수입을 위해 1,220억원 예산을 추가 책정했다”면서 “농민도 국민이다. 우리에게도 대통령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전국 마을 곳곳에 이를 알려내고 싸우겠다”고 선언했다.

각 농업 단체장들의 투쟁 발언이 뒤를 이었다.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은 “국민이 피땀 흘려 일한 값을 못 받으면 정부가 대책을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농민 죽어나고 쌀 생산이 줄어드는 데도 수입하면 해결되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우린 농업의 종말을 앞당기는 거부권을 선택한 대통령은 필요 없다. 대통령 거부하고 이 정권을 거부한다. 우리 요구를 바로 세우고 쟁취하기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경고했다.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은 쌀값이 안정되고 있다는 정부의 설명과 달리 2021년 10월 275원 하던 밥 한 공기 쌀값이 최근 220원으로 20% 떨어진 점,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뒤 올해 쌀값을 20만원 보장(2019년 목표가격은 21만 4,000원)하겠다 한 정부 발표에 대해 강하게 규탄했다.

김 회장은 “쌀농사에 드는 생산비와 농민 생활비용을 고려하면 20%가 올라도 모자랄 판이다. 계속 폭락하는 쌀값에 대책은커녕 자동시장 격리되면 쌀 생산량 무한정 늘어날 것처럼 떠드는 이 정권의 양심은 대체 어디 있나”라면서 “2019년 국회가 21만4,000원을 보장해야 한다는 목표가격을 내세운 바 있다. 무려 4년이나 지났는데, 20만원을 보장하겠다는 것은 농민 수탈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김 회장은 “쌀값이 생산비 이하로 거래된다면 이는 농민들 피눈물로 국민 밥상을 채우겠다는 것이다. 농민도 국민도 행복할 수 없고, 국민의 안전한 밥상을 보장할 수도 없다”면서 “양곡관리법을 전면 개정해 쌀 수입을 중단하고 쌀 자급률을 100% 실현하며 농민들의 노동비용을 최소한 보장하는 쌀 공정가격제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창수 농민의길 공동대표(전국마늘생산자협회장)는 “양곡관리법 관련해 마늘·양파 농가가 나서는 이유는 단 하나다. 쌀농사가 근본을 지키지 못하고 흔들리면 우리 마늘·양파 농가들도 최대 피해를 본다”면서 “쌀값이 안정되지 않으니 후퇴하는 농가 소득을 보전하기 위해 그 자리에 마늘·양파 심고, 시설하우스 하는 것 아닌가. 이 나라와 농민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쌀농사”라고 강조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을 열고, “농업 포기, 농민 말살 윤석열정권 거부”와 “생산비 보장하는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외쳤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를 열고, “농업 포기, 농민 말살 윤석열정권 거부”와 “생산비 보장하는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외쳤다.

먹거리, 소비자 관련 단체 대표들도 연대 발언에 나섰다.

이세우 전국먹거리연대 공동대표는 “기후위기와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현실에서 생존을 지켜주는 것은 컴퓨터·노트북, 자동차·주택이 아니라 쌀뿐이다. 먹을 것이 없어 각 나라가 폭동과 혼란을 겪은 역사를 우리 모두 배웠다”면서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짓기에 쌀은 무엇보다 생존의 문제다. 정권을 거부하는 것만으론 안된다. 이 정권을 몰아내서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땅으로 만들자”고 당부했다.

조완석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은 “식량자급률이 20%에 불과한 상황임에도 윤석열 정부가 쌀 과잉생산에 따른 가격 폭락이란 해괴한 논리로 식량 위기 시대 정부 역할을 내팽개치고 있다. 농업·농촌·농민을 위기로 몰아넣는 이 정부의 후안무치함을 다시금 규탄한다”면서 “정부, 여야는 애써 농사지은 쌀을 전량 수매하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먹거리체계를 위한 제대로 된 양곡관리법을 즉각 다시 발의하고 우리 모두 이에 함께하자”고 격려했다.

한미경 전국여성연대 상임대표는 “소비자들은 농업을 포기하면 결국 미래세대가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란 걸 매우 잘 안다. 우리도 식량안보가 아닌 식량주권을 지켜야 한다는 쪽으로 주창하고 있다”면서 “먹거리 안정성이 가장 중요하다. 국가가 농업을 온전하게 책임지도록 농업정책에 대한 국가 책임을 전면화하라”고 촉구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을 열고, “농업 포기, 농민 말살 윤석열정권 거부”와 “생산비 보장하는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외쳤다.
(왼쪽부터) 전량배 사단법인 한국친환경농업협회 부회장, 신흥선 가톨릭농민회 회장, 남종우 전국양파생산자협회 회장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한편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내고 “겨울철 난방비 폭탄을 맞은 하우스 농가, 단지 조류독감이 ‘우려’된다는 이유만으로 무관세로 계란을 수입해 계란값 폭락, 최근 수확기를 맞은 양파·마늘 농가들의 저관세 수입에 대한 우려, 전북 쌀 농가 절반 이상이 재배하는 신동진 쌀에 대한 일방적 퇴출 진행 등을 들며 ”그야말로 농업포기 정권, 농민말살 정권이 아닐 수 없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쌀 시장격리 의무화에 대해 “포퓰리즘이라 폄훼하고 연간 40만8,700톤의 수입쌀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이 쌀이 남아돈다며 쌀값 폭락의 책임을 농민에게 전가한 정부, 심지어 담화를 통해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면 농민들이 게을러질 것’이라는 한덕수 국무총리의 발언은 농민들의 피와 땀을 모두 무시하는 망발이라고 꾸짖었다.

이어 “윤석열정권이 농업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거부했듯, 우리도 농업포기, 농민말살 윤석열정권을 거부하며, 농민들이 먼저 윤석열 정권을 반드시 갈아엎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 참가자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단체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 참가자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단체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 참가자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단체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정권 거부 및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촉구 농민대표자 대회’ 참가자들이 국회 정문 앞에서 단체 손팻말 시위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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