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농정신문 이승헌 기자]
지난 1월 전남 영광농협(조합장 정길수) 감사 선거에서 무투표 당선된 A감사가 수많은 자격논란 끝에 결국 다음달 3일 이사회에서 감사직을 사퇴할 전망이다.
영광군농민회(회장 노병남)는 지난 2월 1일 기자회견을 열어 A감사가 2011년 영광농협 통합미곡종합처리장(RPC) 대표이사 재직 당시 △타 지역 쌀을 매입해 영광 쌀로 둔갑시키고 거래처에 내면서, 의도적으로 영광지역 나락가격을 떨어뜨린 점 △번번이 이같은 사실이 적발되고도 거짓말로 일관한 점 △이에 분노해 농성을 벌인 조합원 및 농민회원 52명을 형사고소한 점 △당사자들에게 한 번도 사과를 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해임을 요구했다.
농협 측이 이 문제의 해결을 차일피일 미루자, 먼저 대의원들이 나섰다. 영광농협 대마지점 영농회장단(단장 김동원)은 지난 3일 회의에서 대의원 19명의 동의와 서명을 받으며 공식적으로 대의원대회 개최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후 6일 영광농협 전체 영농회장 회의에서 김동원 대마면 영농회장단장이 전체 대의원 3분의1 이상의 서명을 받고, 9일 대의원대회 개최 요청서를 영광농협에 제출했다.
영광군농민회도 지난 15일 영광농협 앞에 해임촉구 천막농성을 시작했으며, 17일 ‘A감사 해임촉구 전체 조합원 총회 개최 서명운동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영광농협은 결국 지난 18일 긴급 임원간담회를 열고, 차기 이사회(5월 3일)에서 A감사가 사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영광군농민회는 19일 농협 임직원들의 확약서를 받고 천막농성을 잠정 정리했다. 이석하 영광군농민회 사무국장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의미 있는 결과를 내온 것에 환영한다. 하지만 농협 임직원들이 책임감을 느끼고 노력했다면, 천막을 치는 사태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다”라며 아쉬움을 남겼다.
노병남 영광군농민회장은 “현장에서 농사짓고 있는 농민이나 활동가들이 농협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것을 느꼈고, 앞으로 농협의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