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농협 감사 당선인 자격 논란 시끌

‘농민 52명 고발자’ 감사 당선에

농민들 거센 반발 … 사퇴 요구

조합장·직원 공정성도 도마 올라

  • 입력 2023.02.05 18:00
  • 기자명 이승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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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이승헌 기자]
 

영광군농민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농민들이 영광농협 감사 당선자 A씨의 반농민적 행적을 지적하며 기자회견을 개최,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영광군농민회를 중심으로 한 지역 농민들이 영광농협 감사 당선자 A씨의 반농민적 행적을 지적하며 기자회견을 개최,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전남 영광농협(조합장 정길수)이 감사 당선인의 자격 문제로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 최근 진행한 영광농협 감사 선거에선 감사 정원인 2명만이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했는데, 당선인 중 한 명인 A씨가 논란의 대상이다.

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는 건 영광군농민회(회장 노병남)다. 농민회는 A씨가 2011년 영광농협 통합미곡종합처리장(RPC) 대표이사로 재직 당시, 타 지역 쌀을 매입해 영광쌀로 둔갑시켜 거래처에 내면서, 영광 벼 매입을 늦추고 의도적으로 영광지역 벼 가격을 떨어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고흥벼 2등급(40kg)은 5만4,600원에 들여오면서도, 질 좋은 영광벼 1등급을 5만3,000원에 매입 추진했다는 것이다.

또한 2009년산 저가미를 판매하지 않는다 하고선 김제·광주·함평 등지에서 이를 들여오거나 팔다가 적발됐으며, 타 지역산 쌀 매입량도 723톤을 201톤이라고 군수에게 허위 보고한 일도 지적했다.

당시 이에 분노한 농민들이 RPC를 점거하고 사퇴농성을 벌였고, 결국 이사회에서 해임되기에 이르렀다. A씨는 이후에도 농성에 참여한 52명의 농민을 고발하는 등 끝까지 반발하며 맞섰다.

A씨가 감사 선거에 후보로 나서자, 일부 영광농협 대의원들은 감사 후보 자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며 A씨의 과거 고발내용이 담긴 문서를 전체 대의원들에게 배포했다. 하지만 논란이 거세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7일 열린 대의원회에서 정길수 조합장은 “정관상 어쩔 수 없다”며 A씨의 당선을 확정했다.

결정에 반발한 대의원·피고발자·조합원·농민들은 지난 1일 영광농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2011년 통합RPC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조합원들에게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줬고, 농민 52명을 고발한 사람이 어떠한 사과나 반성도 없이 농협 감사로 나선다는 것은 후안무치한 일”이라며 “사퇴하지 않는다면 조합원 서명, 대의원 서명, 천막농성 등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해 해임시키고, 전국적으로 알려내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의원회에서 조합장의 일방적 진행과 농협직원의 회유 정황 등 임원선거의 공정성이 상당히 훼손됐다. 이에 대의원협의체 결성과 정관 개정을 통해 대의원 권한 강화, 임원선거 공정성 확보 등 농협개혁에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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