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협도 발견한 가공품 속 GMO, 정부는 왜 못 찾았나”

한살림 자체 조사 결과 볶음밥 4종서 GMO 성분 추가 검출
시민사회, 정부의 졸속적 GMO 쥬키니호박 사태 대처 규탄

  • 입력 2023.04.16 18:00
  • 수정 2023.04.17 18:38
  • 기자명 강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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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강선일 기자]

지난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GMO반대전국행동·전국먹거리연대·환경농업단체연합회 및 강은미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쥬키니호박 가공식품, GMO 추가 검출 관련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GMO 쥬키니호박 사태 해결을 위한 결의를 표하고 있다.
지난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GMO반대전국행동·전국먹거리연대·환경농업단체연합회 및 강은미 국회의원 주최로 열린 ‘쥬키니호박 가공식품, GMO 추가 검출 관련 기자회견’ 참가자들이 GMO 쥬키니호박 사태 해결을 위한 결의를 표하고 있다.

정부와 민간이 같은 쥬키니호박 가공품을 대상으로 유전자조작체(GMO) 성분검사를 한 결과가 상반돼 불신과 혼란이 걷잡을 수 없게 번지는 상황이다. 같은 가공품에 대해 정부의 GMO 성분 검사 시엔 ‘미검출’ 결과가 나왔으나, 이에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려던’ 생협의 자체 GMO 검사 결과 GMO가 검출됐다. 생협도 발견한 GMO를 정부는 왜 못 찾았을까. 정부가 최소한의 역할은 하리라 믿었던 가공생산자 및 생협 조합원들은 충격에 빠졌다.

GMO반대전국행동·전국먹거리연대·환경농업단체연합회는 강은미 국회의원과 함께 지난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쥬키니호박 가공식품, GMO 추가 검출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GMO 쥬키니호박 사태’에 대한 졸속적인 후속 대처를 규탄했다.

GMO반대전국행동의 회원단체인 한살림연합(상임대표 권옥자, 한살림)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장 오유경, 식약처)가 GMO 성분 검사 결과 ‘불검출’ 판명을 내렸던 한살림 가공품 4종(볶음밥)에 대해 한살림 자체적으로 성분 검사를 다시 했다. 한살림은 ‘PCR 검사'라 불리는 중합효소 연쇄반응 검사를 진행한 결과, GMO 쥬키니호박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한살림연합 차원에서 진행한 쥬키니호박 성분 검사(PCR 검사) 결과를 보여주는 사진. 하얀색 선이 나타나면 GMO가 검출됐음을 의미하며, GMO가 검출되지 않을 시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는다. GMO반대전국행동 제공
한살림연합 차원에서 진행한 쥬키니호박 성분 검사(PCR 검사) 결과를 보여주는 사진. 하얀색 선이 나타나면 GMO가 검출됐음을 의미하며, GMO가 검출되지 않을 시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는다. GMO반대전국행동 제공

검사 결과 GMO 쥬키니호박 이벤트(GMO 성분이 나타나는 현상)인 ‘ZW20’, ‘CZW-3’가 확인됐다. PCR 검사 결과가 양성, 즉 GMO 성분이 검출될 시 하얀색 선들이 최소 하나 이상 사진에 나타나며, 음성일 시 하얀색 선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이세우 GMO반대전국행동 공동대표는 “정부에 앞서 민간단체(한살림)가 GMO를 가공식품으로부터 발견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고 놀라울 뿐이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왜 민간단체가 해야 하는지 알 수 없다”며 “묵묵히 농사지으며 살아온 농민들은 난데없이 (GMO 작물을 재배한) 가해자인 양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상희 한살림 가공품위원장은 “정부에서 (GMO가 검출되지 않았다며) 유통을 허가한 쥬키니호박이 원료인 가공품에서 GMO가 검출됐다는 것에 대해 한살림 조합원들에게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지난 며칠간 고민했다”고 한 뒤 “특히 볶음밥은 많은 조합원들이 바쁜 생활 속에서 집에 저장해 놓고 애용하는 물품인데, 이 식품에 생각지도 못한 GMO 성분이 들어갔다고 하면 조합원과 가공생산자들은 어떤 심정일까 싶다”라고 비통한 마음을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정부는 이번 GMO 쥬키니호박 유통사건을 유야무야 마무리 짓고자 하는 국민 기만을 중단하고, 추가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사건 발단과 진행 경과, 조사 절차 등에 대한 명확한 정보 공개와 제대로 된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며 “해당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농민과 가공생산자, 유통전문 판매원 등에게 사과와 함께 진정성 있는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했다.

한편 식약처는 10일 쥬키니호박을 원료로 사용한 가공식품에 대한 추가조사 결과, 수거 제품 중 13개 제품에서 미승인 호박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중 4개 품목이 한살림에서 발견한 볶음밥 품목으로, 식약처의 보도자료만 보면 한살림이 자체적으로 해당 품목들에서 GMO 성분을 발견한 것을 마치 식약처가 조사 과정에서 발견한 것인 양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 대다수 언론이 식약처의 “한살림 가공품에서 GMO가 발견됐다”는 내용만 쓰고, 해당 가공품에서 GMO를 처음 발견한 곳이 한살림이라는 사실은 쓰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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