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 “농경연 보고서, 그래프만 봐도 억지 확인”

11일 정부 쌀 시장격리비용 추산 비판 기자회견 개최

과다추정 자료가 만든 ‘시장격리비용 1조원’, 역시 거품

정부·국회, TRQ쌀 밥쌀 이용 중단·식량안보 강화해야

  • 입력 2023.04.14 17:58
  • 수정 2023.04.16 19:55
  • 기자명 원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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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원재정 기자]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강당에서 열린 ‘정부의 쌀 시장격리 비용 추산 비판 기자회견’에서 김호 전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쌀 생산량 감소율과 관련된 그래프를 내보이며 “정부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과다 추정자료를 근거로 농민과 국민에 대한 그릇된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국민과 농업을 위한 정책 입안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강당에서 열린 ‘정부의 쌀 시장격리 비용 추산 비판 기자회견’에서 김호 전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오른쪽 두 번째)이 쌀 생산량 감소율과 관련된 그래프를 내보이며 “정부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과다 추정자료를 근거로 농민과 국민에 대한 그릇된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국민과 농업을 위한 정책 입안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승호 기자

 

정부가「양곡관리법」개정안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로 매년 1조원 이상 과다한 정책비용이 소요된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과다추정된 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거품 비용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비영리 공익단체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윤석열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이론적 배경이 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분석해 어떤 오류가 있는지 조목조목 밝혔다.

경실련은 지난 11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정부의 쌀시장격리비용 추산 비판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현실과의 적합성에 문제가 있는 과다추정된 자료를 근거로 쌀 생산과잉과 재정부담을 강조하면서 진실을 호도할 뿐 아니라 ‘남는 쌀 강제매수법’이라며 국민을 상대로 언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호 전 경실련 상임집행위원장(단국대 환경자원경제학과 교수)은 “쌀의 연평균 생산량 감소율을 비교해 보면 최근 20년간 1.6%, 최근 10년간 1.9%다. 최근 5년간 쌀 생산감소율은 4.1%에 이를 정도로 가파르다. 그런데 농경연 예측은 쌀 생산이 2023년에 2.85% 감소하고, 2024년부터 연평균 0.37%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해 매우 비현실적이다”고 쓴소리를 했다. 경실련 분석자료에 따르면 생산조정제가 시행된 2011~2013년과 2018~2020년 쌀 생산감소율은 각각 6.48%와 3.73%로 더 크게 줄었다. 농경연이 추정한 향후 8년(2023~2030년)간 연평균 쌀 생산감소율은 0.03%다. 단위면적당 쌀 생산량도 과거 추세와 농경연 수치에 차이가 크다. 농경연은 향후 8년(2023~2030년)간 10a당 생산량을 연평균 541.4kg으로 추정했으나 실제 10a당 생산량은 지난 20년간 502kg, 최근 10년간 515.9kg, 최근 5년간 515.4kg이었다. ‘쌀 목표가격’이라는 분명한 가격지지 정책이 있을 때에도 10a당 생산량은 495.9kg(2005~2013년, 17만83원), 530.4kg(2014~2018년, 18만8,000원) 등 농경연 수치보다 적다.

김호 전 상임집행위원장은 “농경연 보고서는 향후 8년간 10a당 생산량을 매우 과다하게 추정해 쌀 과잉생산을 예측하고 있는데, 이는 이해할 수도 없고 설득력도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쌀 재배면적 감소 측면에서는 과거추세보다 과소추정해 ‘불합리하다’는 의견이다. 농경연은 향후 8년(2023~2030년)간 쌀 재배면적 감소율이 연평균 0.54%라고 분석했으나, 실제 연평균 감소율은 지난 20년간 1.93%, 10년간 1.52%로 차이가 분명하다. 종합하면 농경연의 향후 8년간 쌀 생산 추정치는 ‘많아지는 조건’으로 쏠려 있다는 것이고 과거 수십년간의 흐름과 양상이 달라져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김호 전 상임집행위원장은 “경제행위는 본질적으로 획기적이고 충격적인 변수, 즉 전쟁‧대재난 등이 없는 한 감소추세가 갑자기 증가추세로 전환되지 않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노령화가 가속되고 재배면적이 줄어드는 농업계에 충격적인 변수로 작용할 수 없다”면서 “상식적인 관점에서 판단해보면 농경연의 분석은 설득력이 없다. 그런데 이를 국가 양곡정책의 기초로 삼는다는 것은 한심할 뿐 아니라 정쟁의 일환이다”라고 일축했다.

경실련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왜곡된 자료를 근거로 쌀 공급과잉과 재정부담 등 그릇된 여론작업 중단 △양곡관리법 개정안 빌미로 이어지는 정부‧국회 정쟁 중단 △쌀 수급균형 교란하는 TRQ쌀 밥쌀용 이용 금지 △쌀 이외 곡물 수익보장과 자급률 제고 △양곡관리법 개정안 원안(생산량 3%·가격폭락 5% 조건) 부활 △전략작물직불제 품목·예산·지급액 확대 및 상시화 △2027년 식량자급률 55.5% 달성 위한 농지보전 확대 강화 등을 강력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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