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

  • 입력 2023.03.26 18:00
  • 기자명 김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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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김수나 기자]

지난 22일 전주MBC가 2023 국회의원 재선거 전주시을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 강성희 진보당 후보가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했다. 진보당을 공식 지지하는 농민회는 환호와 동시에 놀라워했다. 진보당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한 노력을 기울여온 이들은 보람과 함께 원내 진입에 대한 한층 더 높은 기대감을 얻었다. 그간 진보정당이 걸어온 열악한 현실을 떠올리면 이번 조사 결과는 진보 집권 실현에 대한 희망을 더더욱 놓을 수 없게 한다.

사람들은 어려운 상황에서 습관적으로 희망을 이야기하면서도 ‘과연 가능할까’라는 불안과 걱정을 안고 있다. 열심히 해도 이것밖에 안 되더라는 패배감도 자주 느끼곤 한다. 그리고 왜 안됐는지 다양한 이유들을 찾아내며 합리화한다. 그러지 않으면 너무 아프기 때문이다. 합리화는 우리 뇌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끝도 없는 설원을 멈추지 않고 걸어가는 독립운동가같은 존재들도 있다. 언제 도착할지, 언제 멈출 수 있을지 묻지 않고 그저 걸을 수 있을 때까지 걷고 또 걷는다. 마치 걷기 위해 태어난 이들처럼. 이쯤 되면 희망은 신념이 된다. 설사 내가, 우리가 이루지 못해도 누군가는 꼭 이뤄낼 것이란 믿음. 그것이 없었다면 역사의 진보도 인류의 생존도 한참 전에 끝났을 것이다.

담당 지면이 다양한 사안을 다루는 NGO다 보니 여러 정부 부처에 전화하곤 한다. 최근 한 달 동안 농림축산식품부, 외교부, 행정안전부와 주로 통화했다. 답은 대부분 예상대로다. ‘원칙론, 법적 한계,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도 힘들다’거나 답변 요청이 ‘씹히기’도 한다. 여기까진 이해한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대안은 있는지란 질문에는 종종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세요?’나 ‘그걸 왜 여기에 묻느냐’라고 되묻는다. 절대적이진 않지만 가능과 불가능은 우리의 선택이다. 처음부터 불가능을 생각한다면 변화는 기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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