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당 중앙위 전원회의, 두 달 만에 속개

  • 입력 2023.03.05 18:00
  • 기자명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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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지난달 26일부터 평양에서 열린 노동당 중앙위 제8기 제7차전원회의가 크게 주목받았다. 이는 ‘농업 문제’만을 별도로 논의하겠다고 예고됐던 회의이다. 더욱이 지난 연말 제6차전원회의에 이어 두 달 만에 새로 개최된 것이라 이례적이다.

앞서 북은 지난달 5일 “농업의 올바른 발전전략을 수립하고 당면한 농사에 필요한 해당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고 절박한 초미의 과제”라며 농업 문제만을 별도로 다룬 전원회의를 열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북의 노동신문은 제7차전원회의와 관련해 “올해 알곡생산목표를 성과적으로 점령하며 가까운 몇 해 안에 농업생산에서 근본적 변혁을 일으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농업발전토대를 축성할 것”을 강조하고 이에 필요한 “당면과업들과 과학적인 전망목표들, 실현가능성이 철저히 담보된 방도들을 찾는 것이 이번 전원회의 확대회의의 기본목적”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전원회의에서는 새시대 농촌혁명강령 실현의 첫해인 2022년도 사업정형을 분석총화하고 당면한 중요과업들과 국가경제발전을 위한 현 단계에서 제기되는 절박한 과업들, 그 해결을 위한 실천적 방도들을 토의결정하게 된다”고 농업문제를 주요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보도하며 “현시기 사회주의건설의 전면적 발전에서 농업생산력의 증대와 농촌의 발전이 가지는 중요성과 의의에 대하여 다시금 명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초 예고와 달리 “인민경제계획 수행 규율을 철저히 확립하는 문제와 국가재정금융사업을 개선하는 데서 나서는 당면 문제들도 함께 토의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북이 두 달 만에 다시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개최한 것을 둘러싸고 국내외 언론은 ‘심각한 식량난’을 전제로 한 보도를 이어갔다. 심지어 북녘에서 아사자가 속출할 것이라 예고하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성급하고 자극적인 보도들이다. 치열한 보도 경쟁을 빌미로 한 행태라 하겠다.

알려진 것처럼 북녘의 식량난은 만성적이며, 구조적인 문제다. 국제적인 대북 식량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며 우리 정부도 대북 식량지원과 함께 농업협력으로 그들의 농업생산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지금 북녘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속출하거나 체제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식량난이 악화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북의 식량문제에 대한 어떤 분석치는 너무 부풀려 있으며, 또 다른 전망치는 근거가 취약하다. 국제기구 역시 이에 대한 신뢰성 문제를 자인하는 형편이다. 북녘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하거나 폄훼하는 시각은 경계할 일이다. 자칫 바른 관점을 잃고 그릇된 인식에 갇히기 십상이다.

북이 이번 제7차전원회의를 앞두고 농업 문제를 대외적으로 예고한 것은 가시적 성과도 드러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이번 회의가 끔찍한 식량난 때문이라는 지적은 적절치 않다.

북은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함께 지난해부터 ‘새로운 사회주의 농촌건설’이란 전략적 목표를 제시했다. 그들은 이번 전원회의를 통해 지난해 성과를 평가하고, 적잖은 문제점을 진단하면서 현실적인 대책을 수립하려 했다고 볼 수 있다.

북녘에서는 어쩌면 식량증산목표 미달, 두벌농사실적 미흡, 농업기계화 차질, 살림집 건설 차질 등을 비롯해 대규모 생산기반정비 사업이 난항을 겪고 있을 수 있다. 앞서 북의 매체는 이와 관련해 적대세력의 책동, 중대보건위기, 그리고 재해성 이상기후 등을 주요 난관으로 진단하고 ‘패배주의’와 ‘맥을 놓는 나약함’을 경계하기도 했다. ‘과학적이지 못한 전망목표’와 ‘실현 가능성이 낮은 방도’ 역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북의 보도에 따르면 ‘새로운 농촌발전전략’은 이미 확정됐고, 이에 관한 김정은 위원장의 ‘역사적 결론’도 제시됐다. 실행과정에서 나타난 ‘편향과 원인, 교훈’ 등에 대한 대책이 무엇이며 어떻게 추진될 것인지 특별히 눈여겨볼 일이다.

한편 북이 지난해 준공한 대형온실인 연포온실에서는 지난달 첫 수확을 일궜다. 어려운 여건 가운데 거둔 실적이라 더욱 눈에 띈다. 응원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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