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북, 농업중시 정책 지속 … 관련예산 14.7% 증액

  • 입력 2023.02.05 18:00
  • 기자명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2023년 북녘의 농업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는 듯하다. 기존의 방침과 정책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일 것이다. 북녘 체제의 특성상 우리가 그들의 정책적 의도와 의지를 바르게 읽기란 쉽지 않다. 아쉽게도 북에 관한 정보와 통계는 신뢰하기 어렵고, 검증할 수도 없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지금은 더더욱 그렇다. 북녘의 농업·농촌에 관한 밑그림이라도 보려면 그들이 공식적으로 밝힌 주요 정책을 살펴볼 수밖에 없다.

북은 올해 ‘당 중앙위 8기 6차 전원회의’에서 인민경제 부문별 경제지표와 ‘12개 중점고지’를 강조했다. 12개 중점고지에는 ①알곡 ②전력 ③석탄 ④압연강재 ⑤유속금속 ⑥질소비료 ⑦시멘트 ⑧통나무 ⑨천 ⑩수산물 ⑪살림집 ⑫철도화물수송 등이 해당된다. ‘먹는 문제’를 강조한 것은 예년과 비슷한 기조로 읽힌다. 살림집 항목이 추가된 것이 눈길을 끈다.

북이 그동안 강조해 온 농업정책으로는 종자혁명, 과학농사, 저수확지에서의 증산, 새땅찾기와 간석지개간, 축산업발전, 관개시설확충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지난해부터는 옥수수 대신 밀과 보리 재배를 확대하는 방침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며 자연재해 경감 및 복원력 강화, 농자재공급 확대, 기계화수준 제고 등에 관한 정책 의지도 강조해 왔다. 내부적으로는 영농의욕 고취와 식량 증산에 초점을 맞춰왔으며, 대외적으로는 생산기반을 강화하려는 중장기 정책을 내세웠다.

지난달 17~18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에서는 지난해 국가예산을 결산하고 올해 예산안을 의결했다. 북의 노동신문에 따르면 그들의 올해 세입과 세출 규모는 각각 지난해의 101%, 101.7%로 편성됐다. 농촌건설과 농업생산기반 개선을 위한 예산은 지난해보다 14.7%p 증가했다. 전체 예산의 수입과 지출 증가율이 지난 10년 이래 최저 수준에 가까운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예산편성은 놀랍기까지 하다. 국방예산은 15.9% 수준을 유지했고, 체육 문화 보건 교육 부문의 예산은 0.1~0.7%p 증액되는데 그쳤다. 지난해 33.3%p 증액했던 코로나19 대응 방역 예산은 올해도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북의 농업정책과 올해 편성된 예산항목을 살펴보면 그들이 농업을 중시하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어 보인다. 다만 올해에는 추진 과정에서의 미비점을 보안하고,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도출하는데 집중하려는 방침인 듯하다. ‘인민생활에서 실제적인 변화’를 꾀하기 위한 정책목표를 농업부문에서 적극 담당토록 한 셈이다. 아울러 ‘인민들이 제일 반기는 사업’이라 불리는 살림집 건설사업도 이 같은 맥락에서 평양과 전국 농촌에서 대대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농업·농촌 부문에 있어 북의 전략적 목표는 식량문제를 완전히 해소하는 데 있다. 아울러 농촌의 생활환경을 현대적으로 크게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미 농촌을 삼지연시 수준으로 변모시키겠다고 공언한 적 있는 북은 지난해부터 10개년 계획으로 이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도 3년차에 접어들었다. 이 정책은 2025년까지 국내총생산액 1.4배, 인민소비제품생산 1.3배 이상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북은 지난해를 일컬어 ‘최대 국난의 해’로 평가했다. 올해도 순탄치만은 않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여전히 그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한반도에는 신냉전 질서가 짙어지는 형국이다. 남북이 상호 주적이 될 판이다. 대내외적 문제에다 경제위기까지 겹치는 형국이다. 이래저래 남과 북이 어려운 처지에 놓였다. 난국을 타개할 남북협력이 필요하다.

키워드
#지금북녘은
저작권자 © 한국농정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