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가격의 절반 수준” 폭락 겪는 방울토마토 농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한파에 난방비는 매일 눈덩이

시장가격, 반입물량으로 결정 … 농민들 고충 토로

  • 입력 2023.02.05 18:00
  • 기자명 장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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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농정신문 장수지 기자]

지난달 31일 충남 부여군 장암면에서 대추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이 서울 가락시장 도매법인으로부터 받은 경매 가격 문자 메시지를 보이고 있다. 1월 말경 대추 방울토마토 가격은 3kg에 8,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달 31일 충남 부여군 장암면에서 대추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이 서울 가락시장 도매법인으로부터 받은 경매 가격 문자 메시지를 보이고 있다. 1월 말경 대추 방울토마토 가격은 3kg에 8,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 말 가락시장에서 1만6,000~1만7,000원으로 거래되던 3kg 대추 방울토마토(보통)의 가격이 올해 8,000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명절을 전후한다는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같은 규격임에도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폭락한 방울토마토 가격은 폭등한 생산비와 함께 농가 손해를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 부여군에서 대추 방울토마토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 유모씨는 “수확 후 방울토마토를 서울 가락시장에 올려보내면 새벽 경매가 끝나고 법인서 문자로 가격을 일러준다. 폭등한 난방비 때문에 작기를 늦추거나 작목을 전환한 농가가 많아 지난해보다 물량이 적어진 것으로 아는데, 이렇게 낮은 가격은 처음 받아봤다”라며 “지난해 가격이 평년보다 좋았기 때문에 최근 하락한 가격이 더 크게 와닿는 것도 있겠지만, 3kg 한 상자 가격이 8,000원이면 생산비도 못 건진단 얘기다. 난방비라도 아끼려고 삼중 하우스 안에 비닐을 추가로 설치하기까지 했는데 경매가격이 이렇게 나오니 무슨 말도 안 나온다”고 토로했다.

200평 하우스 9동을 운영 중인 유씨의 경우 알코올램프와 등유 난방을 혼용하고 있다. 4개 동엔 알코올램프를 사용하고 나머지 5개 동에는 등유 난방을 가동하는 식인데, 유씨에 따르면 알코올 램프는 등유 난방과 다르게 하우스 내부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정도의 역할만 할 뿐인데도 4개 동에 쓰이는 알코올 값만 하루 7만원 수준이다. 지난해와 비교해 40% 가까이 올라 2월 1일 현재 리터당 전국 평균가격이 1,272원을 기록 중인 등유도 1,000리터(L)를 8~9일밖에 사용하지 못할 만큼 시설농가에게 난방비 폭등은 그야말로 ‘재해’와 다름없는 상황이다.

유씨는 “한파가 계속돼 하우스 내부를 토마토 생육 최적온도를 맞추는 건 꿈도 못 꾸고, 난방기 최저온도인 35℃로 맞춰놓고 있다. 그래도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듯하다. 가격이라도 좋으면 본전치기라도 하겠는데 지금 같아선 대출 이자 내기도 어렵다”라며 “날씨가 추워 소비가 위축된 영향도 일부 있겠지만, 물건을 시장에 낸 이상 경매사가 정한 가격을 그대로 받아들 수밖에 없는 농민 입장에선 같은 물건을 보내도 그날 반입되는 물량에 따라 등락하는 시장가격이 갑갑할 뿐이다. 모종값, 비료값, 하우스 자재값, 난방비, 인건비까지 어느 품목 할 것 없이 생산비 전부가 올랐는데, 받아드는 농산물 가격이 이래서 뭘 할 기운도 나질 않는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특별시농수산식품공사(사장 문영표)가 운영하는 가격전망위원회의 2월 품종별 종합 가격전망에 따르면 대추 방울토마토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파악된다. 위원회는 1월 일시적인 한파와 시세 하락으로 대추 방울토마토 출하를 조기에 종료한 산지가 있지만, 기상 여건 개선으로 작황이 양호해 재배면적과 생산단수가 모두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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