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수익, 농민조합원에 환원해야

  • 입력 2023.01.08 18:00
  • 기자명 한국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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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정치개혁’이라는 아젠다가 선두에 서고 개혁이슈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농업계에서 반드시 개혁해야 하는, 매년 최우선 개혁순위에 포함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농협 개혁이다. 농협은 농민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중요한 존재임에도 불구하고 늘 적폐로 불리고 있다. 그 이유는 농협의 행태를 통해 충분히 알 수 있다.

2021년, 2022년 국정감사에서도 농협의 돈잔치는 질타와 비판의 대상이었다. 농협중앙회의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이 성장하면서 큰 수익을 올렸다니 좋은 소식이라 할 수 있다. 2021년 농협은행의 영업이익은 2조4,856억원으로 역대급 흑자였지만 농협은 막대한 수익을 농민조합원을 위해 쓰지 않았다. 수익으로 인한 특별상여금 규모가 3,000억원으로 추정될 만큼 그 성과를 과시했고, 조합원 피눈물로 돈 잔치를 벌였다는 사실에 농민들은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기초 농자재값이 상승하고 대출금리도 폭등하면서 농민들은 참으로 힘든 나날을 보냈다. 영농자재 가격의 상승은 농협의 이익으로 남았고 농협중앙회장과 임직원에게는 수억 원대의 성과급이 지급됐다. 그들이 자신의 주머니를 챙기는 동안 조합의 주인인 농민들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 서 있어야만 했다.

농민의 주머니에서 빠져나간 돈으로 임직원은 배를 불렸고 농민조합원은 늘어나는 생산비에 따른 농가 부채로 고통받았다. 농협이 막대한 수익을 남기면 조합원도 함께 기뻐할 수 있어야 하지만 지금의 농협 구조에서는 불가능한 상태다. 근본적인 문제는 농협이 더이상 협동조합 정체성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에 의해 민주적으로 관리돼야 한다. 하지만 공룡이 돼버린 농협의 경영구조에는 조합의 주인인 농민조합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지금의 농협은 주식회사와 다르다고 말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협동조합이라면 당연히 그 정체성을 드러내면서 조합원과 함께 성장해 나가도록 모든 일을 도모해야 한다. 협동조합으로 해야 할 일은 마땅히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그들의 고통을 줄일 수 있는 사업이 우선돼야 한다.

농촌에서 가장 자본이 막강한 조직인 농협은 의지만 있다면 조합원 권익을 위한 사업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농협은 오로지 중앙회장의 연임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을 뿐이다. 농촌현장에 농협이 관심을 갖고 앞장서 챙겨야 할 사안이 수없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수장은 자신의 안위를 챙기는 게 우선이다. 진정 농민을 위하고 농업을 위하는 중앙회장이라면 지금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터이다. 연봉 3억원이 넘는 자리를 내려놓고 싶지는 않겠지만 4년에 4년을 더해 8년이라는 긴 시간, 개혁은커녕 기득권 유지에 더 매몰되기에 충분하다.

농협의 상징(로고)은 농가경제의 융성한 발전을 뜻한다. 농협이 협동조합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은 농민조합원의 권익 향상과 농촌사회 활성화이다. 경제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농민에게 환원해야 하는 것이 마땅하고 그들만의 돈 잔치가 아닌 농촌사회와 농업 현장에 이바지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 농민이 없으면 농협도 존재 가치가 없다는 것을 계속 망각한다면 농협은 존재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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