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한반도 군사대결 … ‘비례대응’과 ‘강대강’

  • 입력 2023.01.01 00:00
  • 기자명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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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대결이 격화됐다. 남과 북은 물론 미국과 중국, 일본이 절제된 ‘무력의 현시’를 넘어 전략적 무력을 노골적으로 과시하고 있다. 우리는 ‘비례대응’ 방식으로 맞섰고, 북은 ‘강대강’ 방식으로 반발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는 심각하게 손상되고 있다.

북은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무려 6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2019년 27발보다 2배를 훨씬 넘는 숫자다. 특히 한미 연합훈련 ‘비질런트 스톰’이 진행되는 기간에는 11월 2일 하루에만 25발을 쏘는 등 30발이 넘는 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했다. 또 사상 처음으로 경북 울릉군 인접 수역에 북의 미사일이 떨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상공을 통과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쏘면서 한미일 군사훈련에 맞대응했다.

북은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8발 발사했다. 또 지난해 1월부터 신형 무기를 잇달아 선보였고 9월에는 핵무기 사용을 법령에 명시했으며 11월에는 다탄두 장착이 가능한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12월 15일에는 ICBM용 대출력 고체연료 엔진을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한편 일본은 지난해 12월 16일 국가안보전략을 개정해 보복과 반력 능력을 강화키로 공식 선언하며, 향후 5년 동안 매년 80조원씩 총 4,000조원에 달하는 방위비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전수방위’라는 개념을 사실상 폐기한 셈이다. 일본은 센카쿠 열도와 대만, 그리고 한반도에 대한 군사적 활동을 강화하려는 조짐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이란 정책을 내세워 대만을 향한 군사적 협박을 노골적으로 강화했다. 지난해 중국 공군이 대만 공역에 출격한 횟수가 무려 1,200회를 넘어섰다.

유럽연합의 정치·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갈등에 개입하면서 한반도에 진입했다. 영국은 지난 2021년 항모를 동해에 파견해 함께 훈련했으며, 독일은 2021년 주요 전력인 4,000톤급 호위함을 한반도에 파견해 4주간 북을 감시하는 훈련까지 실시했다.

미국 중심이던 동아시아의 질서에 큰 변화가 생겼다. 중국의 영향력이 급속히 확대됐고 일본도 팔을 걷어붙이고 개입하려는 모양새다. NATO도 발을 내뻗는 형국이다. 무엇보다 북의 비대칭 전력이 이전보다 더 강해졌다. 어느 일방의 ‘군사적 억제’로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거나 유지하기 어렵게 됐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정찰 및 감시’, ‘미사일요격 및 선제타격’ 그리고 ‘대량응징보복’이라는 한국형 3축 체계를 강화해 왔다. 오는 2030년 전까지 대북 군사적 억제는 물론 한반도 주변의 잠재적 위협요인에 대해서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적잖은 성과를 낳고 있다. 또 이런 과정에서 ‘K-방산’이 수출되는 성과도 거뒀다. 그렇지만 북의 비대칭 전력을 압도하지 못한다는 한계 또한 여전하다.

어느 곳에서도 군사적 수단만으로 평화를 만들 수도, 지속할 수도 없다. 한반도를 둘러싼 새로운 질서와 북이 추진하는 전략무기 5대 과업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정세를 인정해야 새로운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 군사적 대결이 계속된다면 모든 교류협력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결국 평화는 멀어지고 충돌은 잦아질 것이다. 지금은 한반도에 닥친 큰 위기를 냉철하게 마주 대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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