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북녘은] 북녘에 속속 선보이는 ‘새로운 농촌 살림집’

  • 입력 2022.12.04 18:00
  • 기자명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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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이태헌 (사)통일농수산사업단 이사

 

지난해 연말 북은 ‘새로운 사회주의농촌건설 강령’을 확정했다. 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8기 4차 전원회의를 통해 발표됐고 이의 일환으로 연초부터 농촌현대화 계획을 강력히 추진해왔다. 이에 따라 북녘의 농촌지역에서는 수만 세대의 살림집을 건설하기 시작했고, 연말을 맞아 완공 소식이 속속 전해지고 있다.

북의 매체는 지난달 25일 “사회주의농촌건설 강령이 온 나라 방방곡곡에서 변혁적 실체로 뚜렷이 과시되고 있는 속에 함경남도 금야군 용원농장 농산 제1·2작업반, 북청군 문동 과수농장 농산 제3작업반, 개성시 덕암농장 소재지 마을에 수백 세대의 농촌 살림집이 훌륭히 건설되었다”고 보도했다.

또 지난달 28일에는 조선중앙통신이 “나선시 나진구역 신해동 경치 좋은 바닷가 기슭에 120세대의 다층 살림집들이 건설되고 신해동병원이 신축되었다”고 보도했다. 나선 일대는 지난 2020년 태풍 피해를 크게 당했던 곳이다. 지난해와 올해에도 물난리가 이어진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복구가 늦어지다가 뒤늦게 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15일과 16일 노동신문 1면에서는 북강원도 고산군 설봉리와 함경북도 회령시 창효리에 백수십 세대의 새로운 살림집이 건설됐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비교적 규모가 크지 않은 살림집 건설 소식을 이처럼 크게 보도한 것은 이례적이다.

조선중앙통신에서도 이와 관련해 “농촌 살림집 건설의 첫해에 새 모습을 펼친 문화주택들은 단층이나 소층(저층), 다락식(테라스식) 등 다양한 양식으로 건설되었다”라며 “풍치 수려한 자기 고장의 특색과 세련미를 살리면서 편의시설도 원만하게 갖췄다”고 전했다.

북의 매체는 이와 함께 남포시 온천군 금성리를 비롯해 북한 최대의 곡창지대인 황해북도 연산군 공포리, 황해남도 청단군 금학지구, 황해북도 황주군 장천리 등에 수백 세대가 잇달아 신축됐다고 전했다.

북은 당초 ‘새로운 사회주의농촌건설 강령’을 채택하면서 농촌의 현대화 사업을 핵심 과업의 하나로 제시했다. 이와 관련 북은 지난해 현대화 공사를 끝낸 삼지연시를 ‘사회주의 산간 문화도시’의 본보기로 삼고 전국 농촌 살림집들을 ‘부유하고 문화적인 사회주의 농촌’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이어 올해 3월에는 백두산건축연구원, 평양도시설계사업소, 류경건설설계연구소, 평양건축대학 등이 참여해 ‘농촌 살림집 설계안’을 만들기도 했다. 아울러 이들 사업에 정부 차원에서 시멘트 등 건설 자재와 전문인력을 지원해 왔다.

이는 그동안 해당 지역이 알아서 살림집을 건설하던 관례와는 크게 대비되는 방식이라 하겠다. 또 대북제재 국면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전반적인 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북이 이 사업을 강력하게 추진했다는 점도 주목할 일이다.

북은 올해 농촌 살림집 수만 세대를 새로 건설한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이는 향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견되는 일이다. 북이 제시한 ‘새로운 사회주의농촌건설’의 목표에 도달하려면 앞으로 200만 세대를 더 건설해야 할 일이다. 쉽지 않은 과업이다. 그렇지만 그들은 또 그들만의 방식으로 헤쳐 나갈 것이다. 늘 그러했듯이 말이다.

지금 남녘에서는 농촌의 소멸을 마주한 형국이다. 우리는 어쩌면 새로운 농촌에 대한 꿈마저 이미 잃어버렸을지 모른다. 늘 북녘의 농업과 농촌을 응원하는 마음이지만 이번에는 샘나는 마음을 숨길 수 없다. 우리에게 새삼 만감이 교차하는 소식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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